[컬처]드라마 뛰어넘은 감동, 객석을 녹여

입력 2012-04-13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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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로 돌아온 ‘파리의 연인’

억척 신데렐라 강태영과 까칠 재벌남 한기주의 러브스토리를 그렸던 드라마 ‘파리의 연인’이 뮤지컬로 옷을 갈아입었다. ‘파리의 연인’은 54.7%의 시청률 기록, 국내는 물론 전아시아에 “애기야 가자” 신드롬을 일으킨 드라마다. 이를 원작으로 한 뮤지컬 ‘파리의 연인’은 드라마의 신드롬을 넘어선 최고의 뮤지컬로 탄생 특유의 로맨틱한 대사와 스토리, 스피디한 전개, 드라마와 다른 결말로 새로운 감동을 전달한다. 2년간의 제작 기간, 쇼케이스를 통해 검증된 콘텐츠로 업계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 러블리 걸과 까칠남의 귀환

“Fleur~”(꽃사세요), “deux Euro~”(2 유로예요) 화창한 오후, 파스텔톤 의상을 갖춰 입은 연인들의 속삭임, 향기로운 빵 굽는 향기까지 꿈의 도시, 프랑스 파리의 공원에 낭랑한 아가씨의 외침이 울려퍼진다. 파리의 꽃 파는 아가씨, 강태영(방진의, 오소연 분)의 자기주도 신데렐라 스토리 ‘파리의 연인’은 러닝타임 140분 내내 관객과의 밀당을 이어간다. 뮤지컬 ‘파리의 연인’에게 관객이 기대하는 바는 크게 둘로 나눌 수 있다. 원작의 스토리 유지, 드라마에서는 맛보지 못했던 생생한 무대가 바로 그것이다.

뚜껑을 연 ‘파리의 연인’은 관객의 요구에 철저히 상응하는 작품이다. 먼저 ‘기주앓이’를 회상하며 공연을 찾은 원작 팬들을 위해서는 추억 곱씹기의 기회를 선사한다. ‘파리의 연인’은 기주(이지훈, 정상윤 분)와 태영의 티격태격 첫 만남부터 수혁(런, 장우수, 이현 분)과의 삼각관계, 기주의 출생의 비밀 등 각 캐릭터의 설정은 물론 원작의 스토리텔링을 그대로 옮겨왔다. 여기에 ‘기주앓이’의 일등공신인 대사 “애기야 가자”, “왜 말을 못 해” 등은 물론 태영을 향한 세레나데 ‘사랑해도 될까요’ 까지 모두 되살려냈다.

단순히 히트작 울궈먹기라는 비난을 피해갈 비밀 병기도 물론 준비했다. 스토리 전반을 알고 있는 관객이 슬슬 심드렁해질즈음 등장하는 태영의 동생 건(정순원 분)을 통해 “헐” “대박” “누굴 택배기사로 아나” 등 21세기형 대사들은 객석의 폭소를 이끌어냈다. ‘물랑루즈’ 신, 태영과 건이 이메일을 주고받는 신 등은 기대 이상의 즐거움을 안긴다. 여기에 조명이 들지 않아 그림자로만 움직임이 확인되는 무대 귀퉁이에서까지 긴장을 풀지 않고 제 역할에 충실하는 조연군단의 열연은 박수를 보낼 만 하다.

사실 뮤지컬 ‘파리의 연인’의 기획 소식이 전해질 당시 원작 팬들 사이에서 흘러나온 우려도 상당했다. ‘파리의 연인’은 파리와 서울을 오가는 만큼 주인공의 멜로만큼이나 배경의 재현도 포기할 수 없는 포인트 중 하나다. 팬들은 공간의 제약을 뛰어넘을 재간이 있겠느냐고 고개를 흔들기도 했다. 할리우드 출신 김희수 무대디자이너가 뛰어들어 완성한 무대 만듦새는 기대 이상이었다. 파리와 서울, 화려한 무도회장에서 인디밴드 공연장까지 시시각각 달라지는 배경은 스크린을 이용해 최고의 무드를 이끌어냈다. 실제 세트가 아닌 만큼 깊이를 기대하긴 어렵지만, 스크린으로 재현한 파리의 밤은 공연 후 객석 곳곳에서 회자돼 관객의 만족도를 짐작케 했다.

◇ 내 귀에 명품 넘버

“쉘 위 ‘단스’, 마드모아젤(mademoiselle)” “오 예스 무슈(monsieur)”.

뮤지컬 ‘파리의 연인’을 관람한 관객이라면 적어도 프랑스에서 열리는 무도회에서 홀로 댄스를 추는 굴욕은 당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지훈 방진의 오소연이 입 모아 자랑하는 넘버(삽입곡) ‘쉘 위 댄스’를 필두로 ‘파리의 연인’(태영 솔로) ‘어느 별에서 왔니’(기주-태영 듀엣) ‘제발’(수혁 솔로) 등 공연장을 나서는 관객의 귓가에 남을 만한 넘버들이 가득하다.

특히 원작 드라마에서 수혁의 명대사 “내 안에 너있다”는 대사가 아닌 넘버 속에 녹여내 센스를 과시했다. 수혁의 솔로곡 ‘빌리앤애니’는 인디밴드 보컬인 그의 성공담에 태영을 향한 애틋한 감정을 모두 담은 유쾌한 곡이다. 수혁의 단독 무대에서 흐르는 ‘빌리앤애니’는 1막의 빼놓을 수 없는 관전 포인트 중 하나다. 뮤지컬 공연장이 아닌 홍대 클럽에 와있는 것 같은 착각을 할 정도로 시원한 사운드와 퍼포먼스가 일품이다. 5월30일까지, 서울 디큐브아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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