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3일 오전 광명성 3호를 발사함에 따라 지난 연말부터 조금씩 숨통이 틔이던 남북관계가 다시 악화될 전망이다.
김정일 위원장의 사망 이후 국제사회가 김정은 후계체제를 인정하면서 한국 정부도 이같은 흐름을 수용하며 한반도 정세가 안정화된 모습을 보였지만 로켓 발사 이후 핵실험 가능성까지 비추면서 모든 상황이 변화될 것이라는 얘기다.
특히 총선을 승리로 이끈 박근혜 중심의 여당이 7·4 공동성명 등의 정신을 지켜야 한다며 유연한 대북정책을 시사했지만, 이번 도발이 핵실험으로까지 이어질 경우 당분간 기존의 대북 기조와 큰 차이를 보이기 힘들 것이라는 데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 기조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국제사회가 강경 입장을 취함에 따라 향후 남북경협이나 식량원조 등은 논의조차 힘들어 보인다.
이미 개성공단 확장 사업과 광역두만개발계획(GTI), 남·북·러 파이프라인천연가스(PNG) 사업 등 북쪽과 연계된 경협 사업은 당분간 말조차 꺼내기 힘들게 됐다. 지난해 PNG의 경우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러시아로 건너가 외교력을 앞세워 대북 경제 사업 가운데 유일하게 진전할 기미가 보였지만 이번 로켓발사로 인해 장담하기 힘들어졌다.
또한 미국과 북한이 협의해 정부에서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던 식량원조 등도 이뤄지기 힘들어졌다. 남북 경협을 담당하는 경제당국 에서는 남북 문제의 경우 아무리 경제 문제라고 해도 로켓발사·핵실험 등 정치적 난관이 많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새로운 전략이 나오기 힘들다는 반응이다.
이재호 KDI 연구원은 “이 상태로 가면 북한로켓발사는 유엔안보리에 회부돼 제재국면으로 간다”며 “미국하고 식량원조 등의 얘기도 올스톱된 만큼 경협과 원조와 관련된 어떤 행동도 취하기 힘들다”고 설명했다.
김정일 사망 후 대북정책에서 잠시 유연성을 보였던 우리 정부도 강경한 입장으로 다시 돌아섰다.
정부는 13일 오전 성명을 통해“북한의 이번 발사는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어떠한 발사도 금지한 유엔 안보리 결의 1874호에 대한 명백한 위반이며, 한반도와 동북아의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도발적 행위”라며 “우리 정부는 북한의 새 지도부가 국제사회의 일치된 발사 철회 요구를 무시하고 이를 강행한 것을 강력히 규탄
한다"며 "북한은 이에 대한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남북관계 전문가들은 이번 로켓발사과 향후 군사적 강경화가 예상됨에 따라 남북관계의 진전은 현 정부에서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본다.
세종연구소 홍연익 박사는 “남북관계는 당연히 경색될 수밖에 없다. 이번 로켓발사로 인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강도가 높아지면 당연히 핵실험으로 이어지지 않겠느냐”면서 “현 정권에서 남북관계 개선은 힘들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국제사회와 정부,정치권은 핵실험을 막는데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정치·군사적 강경화도 향후 남북관계의 최대 걸림돌이다. 전문가들은 “유엔안보리가 소집해 제재절차를 밟으면 당연히 천안함 연평도 사건에서 보듯 군사적 강경화까지 염두에 둬야 한다”며 “남북관계의 개선은 미·중·러·일 등 6자회담 당사국과 북한의 태도 변화에 대한 합의점 마련이 우선”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