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 절망과 희망]‘성공창업’단계별 맞춤 지원 기관·단체를 찾아라

입력 2012-04-16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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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개념 BI모델 탄생

#1. 사업실패 경험이 있어 좋은 아이템을 보유함에도 선뜻 창업에 나서지 못하던 노병진(가명) 씨. 그는 우연한 기회에 2010년 서울시가 운영하는 청년창업 1000프로젝트에 참여해 창업에 성공했다. 여객운송업체에 특화된 ERP(Enterprise Resource Planning:전사적 자원관리) 기술을 보유한 그는 서울시 프로그램을 통해 사무 공간, 교육 및 판로개척 등의 지원을 받아 지금의 서울소프트를 창업했다. 전국적으로 버스노선제가 개편되면서 서울, 경기를 비롯해 충청, 영남권까지 사업 영역을 확장해가고 있는서울소프트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대비 10배 이상 늘었다.

#2. 포털 경력 8년인 임진석 ‘굿닥’ 대표는 포털검색이 제공하지 못한 기능을 포함해 의사와 환자 간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돕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했다. 벤처 창업을 3번이나 시도한 열정과 실력을 인정받은 임 대표는 지난해 새로운 컨셉의 스타트업 인큐베이터 ‘패스트트랙아시아’의 첫 번째 지원 CEO로 선발됐다. 성공신화 주역들이 모여 만든 패스트트랙아시아는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창업경험을 나누고 아이디어를 바로 구현할 수 있는 엔지니어링, 핵심 인력 채용 만을 전문적으로 돕는 리크루팅, 홍보 및 재무전략, 미국 펀딩 기회 등에 이르기까지 프리미엄급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최근 아이디어만 가지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예비 창업자(Super early stage), 창업 2~3년이 지나 실질적인 투자와 네트워크가 필요한 초기창업가(early stage), 열정과 기술력은 있으나 자금 조달력이 딸려 애로사항을 겪고 있는 창업

가 등 다양한 단계의 창업가들을 위해 신개념 혁신 지원 프로그램들이 한국에서 탄생하고 있다. 이는 실리콘밸리의 ‘두려움 없는’ 능동적 창업 바람이 대한민국 땅에도 불어올 좋은 징조다.

▲서울시는 청년창업 1000프로젝트를 통해 졸업기업의 판로개척을 위해 신촌 명물거리에 위치한 '꿈꾸는 청년가게'를 설치. 졸업 후에도 꾸준한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 아이디어만 있어도 ‘청년창업 1000프로젝트’ = 우수한 아이디어만 있어도 창업 성공이 가능한 시대가 왔다. 서울시는 지난 2009년부터 20~30대 청년실업을 해소하고 창업을 꿈꾸는 청년들을 육성하기 위해 ‘청년창업1000프로젝트’를 마련했다.

이는 창업 아이템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자금 및 정보 부족으로 창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창업자들을 발굴해 창업공간은 물론 창업활동비, 컨설팅, 판로개척까지 종합적으로 지원하는 창업전문 프로그램이다.

창업 애로사항으로 꼽혔던 ‘장소’ 문제는 버려진 구(舊) 청사들을 활용해 공간을 마련한 점이 특징이다. 현재 서울시 문정동에 위치한 강남청년창업센터. 마포구 성산동 舊 마포구청사에 위치한 강북청년창업센터 등이 운영되고 있다.

1년간의 지원을 받은 후 우수 졸업 기업으로 선발되면 구 용산구청에 위치한 청년창업플러스센터에서 1년 추가로 보육공간을 제공받는다.

또 졸업기업의 판로개척을 위해 신촌 명물거리에 위치한 ‘꿈꾸는 청년가게’와 온라인 쇼핑몰(www.dnimall.com)을 설치해 졸업 후에도 꾸준한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2009년부터 현재까지 총 3기수 운영을 통해 청년창업가 2400여명이 배출됐으며 이 중 1550여개의 사업체가 꾸려 3451명의 일자리가 창출됐다. 또 드림비즈포럼, KOCOA(한국협업협회) 등 청년창업가들의 노하우 공유 및 재능기부를 활성화하기 위한 자체적인 네트워크가 생성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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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업 2~3년차, 네트워크 필요해 ‘아산나눔재단’ = 2~3년 창업 초기기업들의 애로사항은 무엇일까. 초기 기업가들이 투자를 원활히 유치할 수 있는 다양한 네트워크가 없다는 사실이다.

이에 아산나눔재단은 미국 실리콘밸리의 창업보육기관인 Plug & Play, Techstar 등의 우수 운영사례를 벤치마킹해 초기 기업가들이 투자를 원활히 유치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연결해주는 ‘네트워크형, 개방형 BI’ 운영방식을 도입했다.

해외 선진 창업보육기관들의 핵심역량이 바로 네트워킹이라는 점을 감안해 국내 다수의 창업보육센터 운영모델과는 차별화된 방식의 창업보육 모델을 개발한 것.

아산나눔재단은 ‘정주영 창업캠퍼스’를 통해 BI를 운영할 계획이다. 운영 이벤트로 엔젤 투자자, 벤처캐피탈리스트와 초기 기업가들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투자유치 행사인 ‘Demo Day’를 연 2회 개최한다. 실질적 투자협상을 지원할 수 있는 IR 행사도 수시로 진행한다. 또 초기 기업가들의 전문가 네트워크 확장과 경영능력 향상을 위한 시간도 마련할 방침이다.

신중경 아산나눔재단 창업지원팀장은 “정주영창업캠퍼스는 네트워크형, 개방형 BI 운영방식을 도입함으로써 기존 창업보육센터 운영모델과 차별화하겠다”며 “유망한 초기 기업가들에게 투자 유치 기회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경영능력 향상 및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다양한 이벤트를 개최해 자생적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 새로운 방식으로 BI를 운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 2월 ‘아산 기업가정신 포럼 창립기념 및 엔젤투자 활성화 심포지엄’에 참석한 정몽준 아산나눔재단 명예이사장은 “아산나눔재단은 우리 사회의 당면과제인 청년창업촉진과 사회 양극화 문제 해소에 일조하기 위해 작년에 설립됐다”며 “아산기업가정신포럼에서 제시된 좋은 의견들이 실제로 집행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아산나눔재단은 고 정주영 회장의 서거 10주기를 맞아 정몽준 의원을 비롯한 창업자 가족들과 관련기업이 5000억원을 출연해 지난해 10월 출범했다.

◇ 티켓몬스터 투자자들이 모였다…‘페스트트랙아시아’ = 안철수 원장은 최근 ‘소셜, 커머스, 모바일, 클라우드’ 키워드를 가진 창업 열풍이 일고 있다고 진단한 바 있다. 그만큼 소셜, 커머스를 활용한 창업 성공 가능성에 대한 기대도 높다.

실제로 블로그, SNS, UCC 등 소셜 미디어의 급격한 확산과 함께 전 세계적으로 다양한 형태의 창업 인큐베이터가 등장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에도 신개념 스타트업 인큐베이터가 탄생했다.

▲포털 경력 8년 이상인 임진석 '굿닥'대표는 페스트트랙아시아 1호 지원대상 CEO로 선정됐다. 사진은 굿닥 경영진 임진석 대표(우측)와 김기풍 이사.
대표적인 엔젤투자 성공사례인 티켓몬스터 투자자들이 다시 모여 한국에 기술과 혁신, 운영과 실행, 마케팅을 포괄하는 신개념 스타트업 인큐베이터 ‘패스트트랙아시아(Fast Track Asia)’를 설립했다. 지난해 세계 2위 소셜커머스 업체인 리빙소셜에 인수되면서 투자자금의 몇 배에 달하는 수익을 낸 티켓몬스터 성공 사례가 좋은 지침이 될 전망이다.

설립 투자에는 미국의 인사이트벤처파트너스(인사이트)와 한국의 스톤브릿지캐피탈(스톤브릿지)와 함께 티켓몬스터의 엔젤투자자였던 노정석 현 아블라컴퍼니 대표, 신현성 대표도 참여했다.

패스트트랙아시아는 성공한 선배들의 멘토링, 국내외 자본력 확보 및 글로벌 진출 지원까지 업의 성공 확률을 높이기 위한 최고의 제반 환경을 제공할 예정이다.

특히 IT, 재무·회계, 인사, 마케팅 등의 체계적이고 직접적인 인프라 지원을 통해 기존의 스타트업 인큐베이터들과는 확실히 차별화되는 가치가 제공된다. 이와 함께 한국 시장 뿐 아니라 일본 및 동남아 지역을 비롯해 아시아 시장 전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인큐베이터를 통해 지원될 공동창업자 및 CEO는 공개 모집을 통해 선발된다. 절차는 서류심사 , 대면 인터뷰 및 두 차례에 걸친 기업 사례 경연을 통해 이뤄진다. 1호 CEO로는 600:1의 경쟁률을 뚫은 임진석 굿닥 대표가 선정됐다.

패스트트랙아시아 관계자는 “인큐베이팅 되는 스타트업은 선발된 CEO가 모든 의사결정을 주도할 것”이라며 “단순한 지분율 등의 숫자 보다는 패스트트랙아시아의 투자자와 핵심 스태프, 선발된 CEO 및 경영진이 한 팀으로 힘을 합쳐 성공 사례를 만들어내는 것에만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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