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업계 관계자들은 지난 11일 치러진 제19대 국회의원 선거 이후 공통적으로 “앞으로 또 힘들어지겠다”는 푸념을 늘어놓는다.
올해 여야를 막론하고 통신비 인하를 총선 공약으로 내걸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통신 3사는 19대 국회가 개원하면 통신비 인하에 대한 정치권의 움직임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통신업계는 지난 1분기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업계와 증권정보제공업체 에프엔가이드가 분석한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의 컨센서스(시장전망 평균치)를 살펴본 결과, 영업이익이 지난해 1분기에 비해 15~35% 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별로는 SKT가 510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전년(6143억원)에 비해 16.88% 감소한 것으로 추산됐다. LG U+도 지난 1분기에 765억원을 영업이익을 올려 전년동기(898억원)대비 14.8%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KT의 경우에는 지난해 1분기 7262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올해 1분기에는 4670억원으로 무려 35.69%나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최남곤 동양증권 애널리스트는 영업이익 및 순이익 감소에 대해 “지난해 실시한 요금 인하에 따른 ARPU(월평균 가입자당 매출) 하락과 감가상각비·수수료 비용 등의 증가가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증권가에서는 이르면 하반기부터 통신업계의 수익성이 회복될 것으로 예상했다. 김장원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2분기 실적도 마케팅 과열로 비용감소요인이 없어 실적개선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LTE가입자가 누적되면서 ARPU가 상승하고 LTE 신제품이 대거 출시될 예정이어서 하반기부터는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통신업계의 생각은 이와 다르다. 정치권의 통신비 인하 압박이 19대 국회가 개원한 후 본격적인 활동이 하반기부터 시작하는 점을 감안하면 통신업계에 대한 압박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과반석 이상을 차지한 새누리당은 음성통화 20% 할인과 LTE무제한 데이터제도 도입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고, 제2당인 민주통합당도 기본료·가입비 폐지와 문자메시지 무료 등 통신업계의 수익성 악화로 직결되는 공약을 제시했다.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여야의 총선공약은 결국 통신업계에는 어려움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괸 의견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여당의 정책이 상대적으로 더 탄력을 받겠지만 연말 대선까지 감안할 때 통신비에 대한 압박수위는 지금보다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며 “결국 비통신분야 사업 강화를 통해 통신사업에서 발생할 손실을 보전하는 수밖에 없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