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는 중국이 반대하지 않으면 16일 오전 10시(현지시간)(한국시간 16일 밤 11시)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를 강력히 비난하는 의장 성명을 채택할 계획이다.
서방 외교관들은 전일 “안보리에서 거부권을 갖고 있는 중국과 러시아가 대북 추가 제재안에 반대하고 있음을 감안해 안보리 회원국 중 누구도 이번 로켓 발사에 대한 응징으로 추가 제재를 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고 전했다.
다만 이들은 “의장성명안은 안보리의 북한 제재위원회에 북한의 핵·미사일 산업과 연관된 북한 기업 중 유엔의 블랙리스트에 올라 있는 기업들 외에 몇몇 기업을 추가로 명단에 올리는 방안을 검토하도록 촉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안보리 의장성명은 북한의 로켓 발사 후 불과 나흘 만에 채택하는 것이다.
지난 2006년 첫 미사일 발사 후에는 10일 만에 결의안이 채택됐고, 2009년의 경우 8일 만에 의장성명이 채택된 점을 감안하면 매우 신속한 조치로 평가된다.
앞서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 핵심 역할을 하고 있는 미국과 중국은 지난 주말 비공식 양자접촉을 통해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를 강력히 비난하는 의장 성명안에 합의했다고 복수의 안보리 외교소식통들이 전했다.
일본 교도통신이 입수한 안보리 의장성명 초안에 따르면 북한의 실패한 로켓 발사를 탄도 미사일 발사를 금지하는 안보리 결의에 대한 ‘중대한 위반’이라고 규정하고, 안보리는 이를 “강력히 비난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초안에는 무기 관련 물자의 금수와 금융자산 동결, 해외여행 금지 등 기존의 제재가 적용되는 인물과 물품을 추가함으로써 대북 제재를 확대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특히 북한에 대해서는 관련 안보리 결의에 따른 의무를 즉각적이고도 완전히 이행하고 탄도미사일 기술을 활용한 발사와 기타 도발행위를 하지 말 것을 촉구했다.
또 추가 발사나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안보리 차원에서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임을 경고했다.
북한의 오랜 맹방인 중국이 대북 의장성명 작성에 관여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에 성명이 채택되면 북한에는 국제사회의 심각한 우려를 표시하는 강력한 메시지가 될 것이라고 외교 소식통은 지적했다.
러시아 인테르팍스 통신도 이날 안보리가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를 규탄하는 의장성명을 채택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안보리는 지난 13일 북한의 로켓 발사와 관련해 첫 회의를 열고 “북한의 로켓 발사가 안보리 결의 위반이고 이를 개탄한다”는 규탄 브리핑 문안을 발표했다.
한편 커트 캠벨 미국 국무부 동아태 담당 차관보는 전일 일본을 찾은 데 이어 이날 한국을 방문했다.
그는 북한 추가도발 방지를 위한 공조방안을 협의한다.
캠벨 차관보는 일본 외부성에서 관리들을 만난 후 “유엔이 내일 북한에 대해 특별 조치를 취할 예정으로 일본과 여타 국가들에는 만족스런 내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국으로 떠나기 전 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과 우방들은 북한을 규탄하는 문안 내용에 노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