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상품시장 긴급점검] ② 고유가, 불황탈출 세계경제 발목

입력 2012-04-1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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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유가가 불황의 늪에서 겨우 빠져 나오고 있는 세계 경제의 발목을 잡고 있다.

대부분의 국가가 고유가에 몸살을 앓고 있다.

영국에서는 ‘연료 빈곤(fuel poverty)’이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광열비 부담이 사회 문제로 확대했다.

관건은 세계 최대 경제국인 미국이다.

최근 미국 경제에 회복 신호가 선명해지면서 주가 상승과 소비심리 개선 등을 이유로 연방준비제도(이하 연준)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경기 판단을 상향했다.

지난 11일 발표된 3월 12개 연방은행 관할 지역의 경제보고서 ‘베이지북’은 “경기가 모든 지역에서 꾸준한 속도로 확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활황의 그늘에선 휘발유 가격 상승이라는 리스크가 소리없이 다가오고 있다.

가파르게 상승하는 유가로 인해 작년처럼 올해도 미국의 경기가 회복 궤도 진입에 실패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소리가 높아지기 시작했다.

우선 유가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하지 못하는 기업들의 시련이 커지고 있다.

현재는 1차 오일쇼크 때처럼 1년에 소비자물가가 20%나 오르지도 않았고, 소비자물가에는 유가 상승분이 거의 반영되지 않은 상태다.

기업들은 에너지 비용 증가분을 비정규직 고용 확대를 통한 인건비 억제로 상쇄해 연명할 수 밖에 없다.

그 경우 장기적으로는 소득 감소와 그에 따른 소비 부진, 물가 하락, 디플레이션이라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기업실적이 회복되고 경기가 개선됐다고 해도 실물경기는 여전히 차가운 이유다.

유가는 오는 11월 치러지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도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재선을 노리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휘발유 가격을 갤런당(약 3.8ℓ) 2.5달러 이하로 낮추겠다는 야당 후보의 공세에 “휘발유 가격의 급등을 막을 마법의 지팡이는 없다”고 일축했다.

현재 유가 상승은 불가항력적인 리스크라는 이야기다.

미국 경제는 작년에도 중동의 민주화 운동 여파로 유가가 오르면서 경기 회복에 실패한 경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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