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ue+]박근혜‘대세론’속 정몽준·김문수 ‘非朴연대’가능성

입력 2012-04-17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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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앞으로 8개월, 여권 잠룡들은…

오는 12월19일 실시되는 대통령 선거가 8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대선 후보 간 물밑작업이 본격화하고 있다.

대통령 예비후보자는 공직선거법에 따라 오는 23일부터 등록을 실시한다. 대선이 다가오면서 여당이든 야당이든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못하고 있다. 지난 4·11 총선에서 국민의 뜻은 여야 한쪽 편에 치우치지 않았다.

실제로 19대 총선에서 여당인 새누리당은 152명이 당선되면서 원내 1당이 됐다. 민주통합당은 127명, 통합진보당은 13명이 되면서 야당의 힘도 강해졌다. 더군다나 정당득표율은 야당이 여당을 약간 앞섰다. 이에 대권을 꿈꾸는 여권의 후보자들을 집중 조명해 봤다.

◇ 새누리당,‘대선 3인방’거론 = 이번 대선에서 여당 의원 가운데 대권 후보로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 정몽준 의원, 김문수 경기도지사 등이 거론되고 있다. 지난 19대 총선에서 박 위원장이 활약상이 두드러지면서 다른 대권 후보자들의 영향력이 상대적 위축되는 모습이다.

한백리서치 김남수 대표는“이번 총선에서 박근혜 위원장의 위력이 재확인됐다”며 “이명박 정권 말기에 보수층은 불안 심리로 자신감을 잃었으나 총선에서 좋은 결과 덕분에 자신감을 회복했다”고 말했다.

즉 새누리당은 지난 총선에서 ‘자신감’ 회복이라는 가장 큰 선물을 받았다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정 의원과 김 지사는 지난 총선 결과로 입지가 좁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박 위원장의 위력을 확인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정몽준 의원은 ‘재벌’이라는 이미지가 국민적인 저항감을 가져오고 있어서 한계를 안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 지사는 경기도지사를 두 번째 맡으면서 대권주자로 출마할 수 있는 명분을 갖췄다. 김 대표는 “현재 김 지사의 지지율이 높지 않아 실제로 출마할 지 의문”이라며 “무엇보다 이번 총선에서 친 이명박계가 몰락하면서 김 지사의 출마는 명분을 잃고 있다”고 분석했다.

◇ 박근혜 위원장, 독주체제 = 4·11 총선의 최대 수혜자는 박근혜 위원장이다. 박 위원장은 총선을 겨냥한 유세라기보다 전국을 돌며 대선후보와 유사한 유세를 펼쳤다. 그는 13일간 7200㎞를 움직였다. 선거 첫날인 3월29일 수도권을 돌던 박 위원장은 이튿날 제주에서 광주, 전주, 대전, 청주를 방문하는 일정을 소화했다.

박 위원장은 매일 500㎞를 넘나드는 국토대장정 유세를 펼쳤다. 심지어 울산을 찍고, 경북, 대구를 거쳐 강원을 지나 경기도 고양시를 하루 만에 돌기도 했다. 유세전의 하이라이트는 지난 6일 펼친 1박2일 ‘외박유세’다. 평소 유세를 마치고 무조건 집에서 잠을 청하던 박 위원장이 서울 일정을 마친 뒤 부산으로 이동해 경남을 방문했다. 이런 노력 결과, 몰락하던 새누리당의 인지도를 최대한 높여 원내 1당의 자리에 올려놨다.

무엇보다 새누리당의 인사를 장악했다는 게 큰 성과물이다. 충청권에 돌아온 6선인 강창희(대전 중구) 전 의원, 최측근인 3선의 최경환(경북 경산·청도), 유승민(대구 동구을) 의원이 힘을 발휘하게 됐다. 부산에서는 4선이 되는 서병수(부산 해운대·기장갑) 의원이, 수도권에서는 3선인 유정복(경기 김포) 의원과 재선인 윤상현(인천 남을) 의원이 구심점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새로 원내에 진입하는 초선 의원 중 안종범(비례대표)·강석훈(서울 서초을)·이종훈(경기 성남 분당갑) 당선자는 대선에서 핵심 공약을 만드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박 위원장이 비록 조직은 정비했지만 넘어야 할 고비도 많다. 지난 총선 결과, 새누리당·자유선진당의 보수진영과 민주통합당·통합진보당의 진보진영의 정당득표율이 46.0%와 46.8%로 비슷하게 나옴에 따라 승부 예측이 어렵게 돼서다.

◇ 정몽준·김문수의 선택은? = 19대 총선에서 새누리당 내 친이계가 몰락했다. 친이계는 서울 은평을의 이재오 의원, 청와대 정책실장 출신으로 충북 충주의 윤진식 의원, 부산 연제의 김희정 전 청와대 대변인 정도가 국회에 입성하면서 명맥을 유지했다.

이런 가운데 대선 후보로 거론되는 정몽준 의원은 13대부터 내리 6선을 했고 이어 19대에도 국회 입성에 성공하면서 7선 의원이 됐다. 새누리당 내에서 최고참이 되면서 정 의원이 국회의장에 도전할지 정치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지난 14일 대선에 고심하고 있다는 뜻을 밝혔다. 김 지사는 트위터에 “경기도지사님 정말로 대선 후보 출마를 포기하셨어요”라는 질문에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고심 중입니다”라고 답했다. 총선결과가 박 위원장에 유리하게 전개되면서 대선 출마를 쉽게 결정내리지 못하는 분위기다.

앞서 안철수 원장의 멘토로 알려진 법륜스님은 김 지사에게 “능력으로 보면 우리나라에서 몇 안 되는 탁월한 사람”이라며 “그런데 우리 대통령은 임명제가 아니고 인기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법륜스님은 “대통령이 되는 능력과 대통령이 된 후의 경영능력은 너무 다르다”며 “되는 능력을 가진 사람은 경영능력이 없고, 경영능력이 있는 사람은 되는 능력이 없다”고 조언했다.

총선에서 친이계가 몰락하면서 비박근혜 연대가 출연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정 의원과 김 지사 등 여권 내 잠룡이 ‘박근혜 대세론’에 대적하기 위해 필연적으로 연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정 의원은 최다선에 올랐지만 당내 기반이 여전히 취약하다는 평을 듣고 있다. 김 지사도 이번 총선에서 경기 부천소사의 차명진 의원, 부천 원미갑의 임해규 의원 등 수족을 잃었다.

◇ 킹 메이커 경험자, 이재오 = 친이계 좌장격인 이재오 의원이 4·11 총선에서 힘겹게 살아남았다. 이재오 의원은 계파 동료들이 거의 사라져버린 새누리당에서 홀로 정치적 소신을 지켜야하는 입장이 됐다. 현 정권 최고 실세였던 이 의원은 측근들이 줄줄이 낙마하면서 당내 입지가 현저히 위축됐다. 19대 국회가 문을 열어도 당 관련 일을 주도하기가 쉽지 않은 상태다.

이 의원은 ‘킹 메이커’의 경험이 있다. 이 의원이 비박 연대에 동참하면 박근혜 위원장을 견제할 세력으로 부상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 의원은 지난 15일 트위터에 “북한산에 오른다. 털 것은 털고 비울 것은 비우고, 미움도 버리고 때로 벗고 뚜벅뚜벅 간다”며 다음 행보에 고민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 의원이 직접 출마하지 않더라도 어떤 식으로든 대권 경쟁에 참여해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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