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열도가 대표적 극우 정치인 이시하라 신타로 도쿄도지사의 황당한 발언에 들끓고 있다.
이시하라 도지사가 일본과 중국 간 영유권 분쟁을 빚고 있는 센카쿠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를 매입할 방침이라고 밝히면서 논란을 유발했다.
이시하라 도지사는 1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의 헤리티지재단 강연에서 “도쿄도가 센카쿠열도를 매입할 방침을 굳혔다”며 “센카쿠열도 소유자와 막바지 협상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도쿄도가 센카쿠를 지킬 것”이라며 “일본인이 일본 국토를 지키기 위해 섬을 취득하는 데 문제는 없다”고 강조했다.
이시하라 도지사는 매입액은 분명히 하지 않았지만 도 의회와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사하라 도지사의 발언은 일본 네티즌 사이에서 찬반양론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급진파인 하시모토 도루 오사카 시장은 “보통 정치가는 상상도 하지 못한 발언”이라며 “그 만이 가능한 판단과 행동”이라고 말했다.
도쿄도 오타구의 한 회사원은 “중국에 약점을 보이지 않기 위애 일본의 영토라고 주장해 둬야 한다”며 “일본의 외교가 믿음직스럽지 못하기 때문에 세금을 사용하는 것도 어쩔 수 없다”이시하라의 발언을 지지했다.
반면 도쿄도에서 일용직으로 일하는 한 남성은 “도의 돈을 사용하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차라리 그 돈을 지진 피해지 지원 등 다른 용도로 써야 한다”고 비판했다.
작가이자 전 외무성 수석 분석관을 지낸 사토 수구루는 이시하라의 발언을 두 가지의 의미로 해석했다.
한 가지는 그가 실제로 영토 문제에 민감하고 높은 국방 의식을 갖고 있는 것, 또 한 가지는 이시히라 신당이 무너진 가운데 내셔널리즘을 자극하면 한 푼도 쓰지 않고 여론의 인기를 유지할 수 있다는 점을 의식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이번 사태가 중국과의 외교 문제로 비화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일본 언론들은 국교 정상화 40주년을 맞은 시점에서 이번 사태가 중국을 자극해 양국 간에 새로운 갈등이 불거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겐바 고이치로 외무상은 17일 오전 기자 회견에서 “센카쿠열도는 일본 고유 영토로 역사적으로나 국제법 상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