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 영업대전 막오르다]스마트, 스마트…회장님도 꽂혔네

입력 2012-04-18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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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엔 "뛰자, 뛰자" 하시던 분들…"창구선 승부 안난다, 미래를 잡자"

▲스마트폰의 보급이 활발해지면서 은행들의 고객 대면 패러다임도 변하고 있다.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힘쓰는 한편 스마트브랜티를 개발해 고객과의 비대면 접점을 늘리고 있다. 사진은 서진원 신한은행장이 스마트펀드센터에서 전문가와 화상 상담을 시연하고 있다.
시중은행장들의 올초 신년사 보면 한 가지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더 열심히 뛰어보자”는 식의 으례 있을 만한 취임사 외에 모두가 ‘스마트금융’을 강조하고 나섰다.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스마트 금융상품을 올해 안에 내놓겠다”고 말했다. 민병덕 국민은행장은 “행원 없는 점포인 스마트 브랜치를 신설하겠다”고 밝혔다. 서진원 신한은행장은 “스마트 금융전쟁은 이미 시작됐다”며 두 발 앞서야 함을 강조했다. 미묘한 차이 속에서도 ‘스마트금융’이라는 공통분모는 있는 셈이다.

이 같이 은행들이 올해 역점 사업을 스마트금융에 두고 있는 것은 환경 변화 때문이다. 스마트폰이 빠르게 보급되면서 금융거래 방식이 변하고 있다. 한국은행의 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모바일뱅킹 고객 수는 2372만명으로 일 년 전에 비해 50.6%나 뛰었다. 은행 창구를 통한 대면거래(입출금 및 자금이체 기준) 비율은 12.1%로 역대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이상원 국민은행 신성장그룹 부행장은 “금융거래가 스마트폰과 같은 비대면·온라인 방식으로 이동하는 것은 은행이 역량을 어디에 집중해야 할지, 경쟁방향은 어떻게 바뀔지 예측할 수 있는 사례다”고 평가했다.

은행으로서는 스마트금융 시장 개척이 발등의 불보다 더 시급한 과제가 됐다.

국민은행은 최근 ‘스마트금융도 국민이 먼저입니다’라는 표어를 내걸었다. 지난 3월에는 스마트금융부를 신설했다. 스마트금융 시장을 선도하겠다는 국민은행의 의지이다.

2010년 4월 서비스를 시작한 국민은행의 스마트폰 뱅킹서비스인 ‘KB스타뱅킹’의 가입자 수는 지난해 11월 말 200만명을 넘어섰다. 그로부터 4개월 뒤인 지난 4일. KB스타뱅킹은 300만명을 돌파하며 급성장 하고 있다. 월간 일평균 조회 및 이체건수는 550만건에 달한다.

빠른 성장을 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탄탄한 시스템 구축 능력이 있었다. 보안까지 갖춘 스마트금융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해서는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하다. 국민은행은 2010년 4~6월 사이에 안드로이드폰, 아이폰, 원도모바일폰 기반의 스마트폰 뱅킹서비를 모두 구축했다.

이후 스마트폰 전용 상품인 ‘KB스마트스타 폰적금’, 적금 목표달성 과정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공유하는 ‘드림톡적금’ 등의 상품을 출시했다. 은행권으로서는 처음으로 지난 3월 모바일 직불결제 서비스를 시작하기도 했다. 스마트폰 앱을 다운 받아 등록한 후 휴대폰번호로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5월에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지점을 융합한 스마트지점을 개점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의 스마트뱅킹 브랜드인 ‘원터치(One Touch)’는 한 번의 터치만으로 금융업무를 편리하게 처리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은행권 최초로 보안 키패드 가로보기 기능과 한글자판 서비스 적용, 신속한 금융서비스 이동을 위한 네비게이션 기능과 시각장애인을 위한 보이스오버 기능 등을 제공했다.

우리은행은 2010년 6월에 스마트뱅킹 전용금융상품인 ‘우리스마트정기예금’을 출시했다. 2011년에는 ‘아이터치 패키지(일반통장·예금·적금)’를 내놓았다. 우리은행은 앞으로 기존의 금융상품을 스마트뱅킹에서 판매하는 것을 확대할 계획이다. 고객 생활과 밀접한 금융상품·서비스를 앱으로 모은 ‘스마트금융 라이프케어 사업’도 추진 예정이다.

스마트금융 시장을 가장 먼저 내다본 곳은 하나은행이다. 하나은행은 지난 2009년 12월 은행권에서는 처음으로 스마트폰 뱅킹 앱인 ‘하나N 뱅크’를 출시했다. 지난달 기준 하나N 뱅크 가입자 중 실제 이용고객 비율은 96%로 시중은행 중 최고 수준이라고 하나은행은 설명했다.

개인고객을 붙잡기 위한 하나은행의 노력은 앱 출시로 그치지 않았다. 하나은행은 가맹점 쿠폰서비스와 가계부 앱을 지원하는 ‘하나N 머니’ 서비스도 실시하고 있다. 금융쿠폰과 가맹점 할인 쿠폰 등을 제공해 고객의 경제지원 및 가맹점 매출 증대라는 일거양득을 노렸다.

이어 올 초에는 출시한 ‘하나N월렛’은 고객의 편의를 지원하는 서비스다. 하나N월렛 송금과 모바일 결제가 가능한 선불 충전형 전자지갑 서비스다. 선불 충전된 금액은 하나은행 자동화기기(ATM)에서 현금으로 인출도 가능하다. 파리크라상, 던킨도넛츠 등 20여개 브랜드의 인기 상품을 구매해 오프라인 매장에서 교환할 수 있는 모바일 결제 기능도 갖췄다.

신한은행은 다른 은행보다 앞서서 사이버지점이라는 비대면 채널을 통해 고객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지난 2월 ‘스마트금융센터’를 열었다. 스마트금융센터에서는 인터넷, 스마트폰 등 비대면을 통한 화상상담에서 상품가입까지 가능한 영업조직이다.

스마트금융센터를 통해 선보이는 서비스는 △화상을 통해 전문적인 펀드상담을 받을 수 있는 ‘스마트펀드센터’ △간편한 한도조회에서 대출실행까지 가능한 ‘스마트론센터’ △스마트폰, 태블릿PC와 연동해 자산관리를 할 수 있는 ‘머니멘토’ 등이다. 서진원 신한은행장은 “향후 2~3년 내에 은행의 모든 서비스가 PC, 모바일, 스마트패드 등 비대면채널을 통해 가능하게 할 계획이다”며 “제2의 인터넷뱅킹 혁명을 열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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