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홍 한국생산성본부 회장은 지난 16일 서울 상공회의소에 진행된 인터뷰에서 “중소기업 노동생산성 수준은 대기업의 37% 수준에 불과하다”며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격차가 확대된다면 선진경제 진입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생산성본부에 따르면 OECD 회원국 가운데 한국의 취업자당 노동생산성은 지난해 기준 24위를 기록했다. 2009년과 비교했을때 순위가 한 단계 올라갔지만 여전히 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그러나 자세히 살펴보면 미국, 일본,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선진국과 생산성 격차가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 한국 기업들의 경쟁력이 지속적으로 향상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고무적인 일이다.
그는 “한국생산성본부는 기업들의 연구개발(R&D) 능력을 향상시키는데 주력할 것”이라며 “특히 중소·중견 기업 생산성 향상을 위해 우리 기업 환경에 맞는 경영혁신 컨설팅과 제조혁신 방법론을 보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어 “세계 일류상품을 지정해 수출을 지원하고 중견 기업에 특화된 생산성 향상 지원 프로그램도 마련할 계획”이라며 “중소기업 최고경영자(CEO) 연수, 중소기업 마케팅 기반조성사업, 생산성경영체제(PMS) 인증제도 등은 이미 실시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그는 올해 기업들의 녹색 생산성 향상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한국생산성본부는 정부의 온실가스 에너지 목표관리제 지원 기관으로서 기업의 온실가스 인벤토리 구축 및 명세서 작성을 지원하고 기업의 환경경영 및 탄소경영체제 구축 컨설팅 및 교육을 시행하고 있다.
지난 4일에는 영국의 세계적 환경기관인 카본 트러스트(Carbon Trust)와 파트너십을 맺고 이 기관의 탄소에너지경영인증(CTS)을 도입했다. 진 회장이 그의 각오를 실현한 최고의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
진 회장은 “현재 많은 국내 수출기업들이 해외에서 통용될 수 있는 인증이 필요해 동일한 성격의 인증을 중복해서 받고 있다”며 “이는 기업 입장에서 비용과 업무 부담이 두 배로 커진다는 점에서 제고될 필요가 있다”고 CTS인증 도입배경을 설명했다.
진 회장은 “카본 트러스트는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인증을 해주는 유일한 기관”이라며 “그런 의미에서 CTS인증을 획득하는 것은 녹색경쟁력이 요구되는 글로벌 경영상황에서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한국생산성본부에서 삼성전자, 서부발전, S-Oil, 현대건설 등 국내 4개 기업을 대상으로 시범사업(파일럿 프로젝트)을 실시한 결과, 지난 3년간 이들 기업이 줄인 매출액 대비 온실가스 배출량은 약 17%인 것으로 나타났다. CTS인증이 배출량 감축에 상당부분 기여한 것이다.
이들 기업은 2년 단위로 재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최초 인증 시점보다 더 엄격한 온실가스 감축 요건을 만족해야 한다. 좀 더 적극적이고 종합적인 에너지 효율화 조치를 통해 더 많은 온실가스를 감축시켜야 하는 것이다. 이런 기업들이 많아질수록 우리나라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은 더욱 쉬워진다.
그는 “우리나라는 온실가스 에너지 목표관리제, 배출권거래제 등의 다양한 정책을 시행하고 계획 중에 있다”며 “CTS인증 도입으로 기업들은 에너지 효율성과 온실가스 감축 노력을 더욱 강화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상대적으로 열위에 있는 중소기업들의 녹색 생산성 향상에도 집중할 계획이다. 진 회장은 “중소기업은 온실가스를 관리한다 할지라도 국내 탄소성적표지 등 관련 인증을 받기 위해 지불해야 할 비용적 부담이 만만치 않다”며 “수출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에너지 효율화를 통해 원가경쟁력을 확보하고 글로벌 탄소규제에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위해 한국생산성본부는 중소기업의 녹색생산성 향상을 위한 연구, 교육, 대정부 건의 등의 역할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글로벌 탄소에너지인증을 중소기업이 쉽게 받을 수 있는 방안도 마련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용어설명
△인벤토리 = 기업 활동 중 발생하는 모든 온실가스 배출원을 파악하고 각종 배출원으로부터 발생한 온실가스 배출량을 산출해 배출현황을 관리하는 활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