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안용태 회장 "골프장도 싸게,좋게,빠르게…그래야 살아남는다"

입력 2012-04-20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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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골프전문인협회 안용태 회장

골프장이 무한경쟁 시대를 맞고 있다. 모두가 적자가 난다고 아우성이다. 우스개 소리로 한눈 팔면 죽는다. 골프장 대표인 소위 최고경영인(CEO)는 해마다 33%갸 바뀐다. 이런 추세로라면 향후 몇년 이내면 한해에 150개 골프장의 대표자리가 교체돼야 한다.

우리는 100년 동안 골프장의 판매상품이 딱 하나였다. 18홀 라운드. 365일 매일 팔아온 것이 ‘경험상품’이다. 수요가 공급을 초과하던 골프장 전성시대는 과거의 몸에 밴 관행이 ‘디딤돌이 아닌 걸림돌’이 되고 있다.

곳곳에서 변화만이 살길이라고 난리다. 그런데 별로 변하지 않고 있다. 여전히 안주하고 있다. 어느 날 골프장 오너는 CEO를 교체한다. 이는 재임기간이 대부분 3년을 넘기지 못하는 것은 오너의 개인 취향(?)이거나 부당한 경영 강요, 오너의 변덕, 특수관계인 등으로 밀려나기때문이다. 이와달리 수십년간 한골프장에서 대표이사에 올라 10년 이상 CEO로써 능력을 발휘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이는 극소수다. 변화의 시대를 맞아 골프장의 문제점은 무엇이고, 전문CEO 종결자는 어떤 덕목을 갖춰야 하는지 대한골프전문인협회 안용태 회장(GMI골프그룹 대표이사)를 만나 들어봤다.

▲안용태 일동레이크 대표이사(왼쪽)가 삼성월드챔피언십에 출전한 박세리 선수와 담소를 나누고 있다.
-골프장이 위기 상황이다. 어떤 경쟁력을 갖춰야 하는가.

“앞으로 골프장이 증가하면서 더 치열한 경쟁을 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잔디, 음식, 서비스가 3가지가 경쟁력이었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러나 미안하지만 이는 수명을 다했다. 공급이 수요를 앞서면서 눈에 보이는 것은 경쟁력을 어느 정도 상실했다. 보이지 않지만 실제로 손에 잡히는 경쟁력이 무엇인지를 찾아내야 한다. 설계, 시공, 운영이 답이다. 결국 경쟁력은 ‘싸게, 좋게, 빠르게’로 결론지어질 것이다.”

-좀더 구체적으로 말해달라.

“전세계 1위 제품의 공통점이다. 한 시대를 대표하는 초일류 상품은 상대제품에 비해 ‘품질을 좋고, 가격은 싸고, 서비스는 빠르다’는데 있다. 잔디, 음식, 서비스는 기본이고 새로운 것을 추가해야 한다는 의미다. 삼성전자 제품이나 현대와 기아차를 보면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골프장은 손익분기점이 아닌 생존분기점이 필요하다는 것인가.

“맞다. 손익분기점이란 회사의 고정비와 변동비를 커버할 수 있는 매출이 얼마가 돼야 손익이 제로(0)가 될수있는가 하는 분석이다. 즉, 그린피를 50% 내린다면 필요한 비용이 얼마여야 손익이 제로인지가 비용분기점분석이 필요하다. 이것을 생존분기점이라해도 무방하다. 매출관리대책은 적극적이고, 비용관리대책이 소극적이라면 이는 구시대의 유물이다. 따라서 무엇보다 비용관리의 노하우가 최고의 경영수단이 요구된다는 얘기다.”

-이를 위해 어떤 경영이 필요한가.

“단적으로 말하면 지식경영이 아닌 의식경영이 절실하다. 가장 한심한 골프장 대표는 핸드폰 번호를 가르쳐주지 않는 바보다. 안티마케팅의 원조격이다. 골프장에서 가장 시간이 많은 사람이 대표다. 번호를 안가르쳐 주는 것은 전화받는 일도 안하겠다는 CEO로써 자격상실을 가진 사람이다. 급여를 주는 사람이 대개 오너라고 생각한다. 실제로는 맞다. 하지만 제대로된 CEO라면 회사에서 ‘일 잘하는 직원이 일못하는 직원의 월급을 준다’는 사고를 해야 한다. 때로 능력이 떨어지는 CEO의 월급도 능력이 뛰어난 말단 직원이 주고 있기도 한다는 말이다.”

-골프장 대표가 왜 자주 바뀐다고 보는가.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다. ‘하고 싶은 대로 하는’기업주는 그렇다치고 CEO의 자격만 따져보자. 오너는 야구감독처럼 타순별로 적절히 선수를 기용해 팀을 승리로 이끌려고 할 것이다. 그런데 CEO가 건설, 개장, 그리고 1년이 지난후나, 이후에도 똑같은 사고방식으로 골프장을 운영한다면 감독이 1번 타자만 계속 기용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대표자리 변경은 오너의 변심(?)보다는 공부하지 않고 변할줄 모르는 CEO가 더 큰 문제다.”

-바람직한 CEO상은.

“프로급 CEO탄생이다. 슈퍼스타급이 나와 이곳 저곳 골프장에서 서로 스카우트하려는 골프장전문경영인이 필요한 시점이다. 변화를 두려워하지말고 자신만의 비밀병기를 갖추고 늘 공부를 하는 CEO, 의식변화를 위해 노력하는 CEO가 돼야 한다. 옛날 지식에 매달려 안주하는 CEO는 더 이상 CEO가 아니다.”

▲삼성월드챔피언십에서 안용태 일동레이크 대표이사(왼쪽에서 두번째)가 우승자 애니카 소렌스탐 선수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인력관리를 잘하는 CEO는.

“골프장은 재미있는 곳이다. 즐기는 사람은 최상위층이고 종사자는 최하위층도 있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부자와 빈자가 공존하는 곳이다. 골퍼들과 풀뽑는 일용직이 어우러진 곳이 골프장이다. 인력관리의 핵심은 이런 양극화를 어떻게 해소하는가에 달렸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는 비단 골퍼와 종사자만의 문제는 아니다. 직원간에도 있다. 물질적인 것도 있겠지만 심리적으로 느끼는 인간적인 처우문제가 양극화의 불씨가 될 수 있다. 이런 양극화 현상은 팀웍과 생산성에 치명타가 될수 있다. CEO는 이런 부작용이 발생하기도 전에 아예 씨를 말리는 능력자가 돼야 한다. 비정규적인 종사자를 보듬고, 중간관리직원에게도 비정규직원의 개념과 가치를 충분히 인식시켜야 한다.”

-골프장이 초일류 가려면.

“인사, 자금, 구매권을 가진 사람이 쓸데없는 권한만 주장한다면 그 골프장은 일은 일류로 가긴 물건너 갔다. 이 3개 부서는 다른 부서에게 사람과 돈, 그리고 자재를 남품하는 부서인 셈인데, 큰소리만 친다면 회사에서 업자를 바꾸는 것이 당연한 일 아닌가. 3개 부서원 역시 현장을 누벼야 한다. 다른 부서와 협력관계를 잘 유지해야 한다. 특히 미래골프장은 ‘2디’가 중요하다. 잔디와 캐디다. 위의 3개 부서는 ‘2디’의 영원한 조력자가 되어야 한다. CEO는 이들이 가진 전문지식을 알고 활용해야 한다. 그래야만 초일류 반열에 오를 수 있다.”

-차세대 스타급 CEO가 가질만한 덕목이 있다면.

“무엇보다 마케팅의 신기법과 신경영의 도입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의식변화가 앞서야 하다. 잔디를 비롯한 캐디, 설계, 시공 등 골프장 관련 전문지식은 기본이다. 상호 및 상향평가의 합리적인 인사관리와 현장경영이 생활화돼야 한다. 결재권을 가능한한 하부조직으로 내려 줘야하고 오픈 마인드와 오픈경영이 필수적이다. 명함에 핸드폰번호는 필수이며 결재조차도 찾아가서 하는 슈퍼 리더십을 가진 CEO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 1인5역 정도는 알아서 해야한다.”

◇안용태 회장은

경희대 골프코스디자인 겸임교수로 고려대경영대학원에서 재무론을 전공했고 경희대에서 체육학 박사를 받았다. 삼성그룹 5개사에서 근무했고 안양베네스트GC에서 10년간 총지배인을 한 최장수 골프장 전문경영인. 초대잔디연구소장과 그린키퍼학교를 창설했고 일동레이크GC 대표이사를 지냈다. 국내 첫 골프장 컨설팅사인 GMI골프그룹 대표로‘골프장 경영론’등 10여종의 골프관련 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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