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최나연 "청야니 벽 넘고 세계 1위 올라야죠"

입력 2012-04-20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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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 홍보대사 위촉식 참석차 국내 온 최나연, 30살 되는 2016년에는 올림픽서 金메달 딸 것

어느덧 프로데뷔 8년차 중견선수가 됐다. 국내대회에 출전할 때면 처음 보는 선수들이 쪼르르 달려와 인사하는 모습이 이제는 어느 정도 익숙해졌다고 말한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통산 5승을 거둔 최나연(25·SK텔레콤)에게 따라붙는 수식어는 ‘얼짱 골퍼’, ‘한국선수 LPGA 통산 100승의 주인공’ 등. 어느덧 세계여자골프 중심에는 최나연 이름 석자가 굳게 자리하고 있다.

그녀가 국내를 넘어서 세계무대에 한창 이름을 알릴 당시 많은 것이 어색하고 생소했다. 골프밖에 몰랐던 소녀는 언론의 높은 관심과 팬들의 사랑이 마냥 신기하기만 했다.

최나연이 지난 10일 해군홍보대사로 임명돼 위촉식 참석차 오랜만에 국내를 방문했다. 그를 만나 8년차 프로선수의 진솔한 이야기를 나눴다.

◇골프기술보다 체력훈련 중점...효과는 ‘만족’=지난해 최나연은 지난해 10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린 사임다비 대회에서 우승하면서 한국여자골프선수 LPGA 통산 100승의 화룡정점을 찍었다. 하지만 그녀가 지난해 올린 승수는 사임다비 대회가 전부였다.

LPGA 2012 시즌이 시작한 뒤 총 6개의 대회를 치렀다. HSBC 우먼스 챔피언스에서 한번 RR 도넬리 파운더스컵에서 또한번 준우승만 두 번했다. 아쉽지 않냐는 질문을 ‘툭’ 던지자 기다렸다는 듯 대답했다.

최나연은 “아쉽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죠. 하지만 이제 빨리 회복하고 다음을 준비하는 법을 터득했어요. 준우승을 했지만 스스로 경기내용에 만족했기 때문에 경기결과는 잊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자신을 다독였어요”라고 털어놨다.

우승가시권에 자주 머무르는 그는 이달 2일에 끝난 LPGA 메이저 대회 크래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 3라운드 5번홀에서 홀인원을 하는 등 샷감각은 현재 최고다. 슬럼프에 빠지지 않기 위한 자기관리 역시 철저하다.

이번시즌을 위해 골프기술에 직접접인 변화를 주진 않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을 깨달았다. 그가 이번에 중점을 둔 훈련은 바로 체력훈련이다.

그는 “예전까지 동계훈련 때 주로 스윙교정 같은 기술적인 것에 많이 신경 쓰는 편인데, 올해에는 체력훈련에 중점을 뒀다”며 “지난해 체력이 골프와 큰 연관성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어려서부터 한쪽 방향으로만 운동을 해 몸의 균형이 안 맞는데, 체력훈련과 발란스 운동을 통해 많이 교정했다”고 전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경기 전에는 충분한 준비운동을, 경기후에는 회복운동을 꾸준히 하니 스윙의 일관성이 훨씬 높아졌다.

최나연은 “지난달 허리에 통증이 와 체력훈련을 잠시 중단했는데, 그 뒤 치른 대회에서 바로 몸이 반응하더라. 몸 관리가 정말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최나연은 세계랭킹 1위와 함께 돌아오는 2016년 올림픽에 출전해 금메달을 목에 걸고 싶다고 전했다. 최나연(오른쪽)이 해군 홍보대사 위촉식에서 최윤희 해군참모총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경기장 밖에서는 옆집 언니...묵묵한 친구=나비스코 대회에서 유선영(26·정관장)이 한국 선수로는 두 번째로 우승컵을 품에 안았다. 당시 같은 장소에 있었던 최나연이었다. 우승한 유선영을 진심으로 축하했다.

그는 “당시엔 몰랐는데 (유)선영언니의 플레이가 굉장히 깔끔했다. 티샷부터 아이언 퍼팅 어디하나 흠잡을 곳이 없었다. 거기에 마지막까지 평점심을 잃지 않는 모습을 보면서 대단하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유선영 선수와 연장 접전을 펼쳤지만 우승을 내 준 김인경(24·하나금융그룹)의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김)인경이가 이번 대회에서 우승을 이루진 못했지만, 우승만큼 값진 경험을 배웠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많은 선수들이 순간순간에 최선을 다하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며 “선수된 입장에서 누구보다 인경이의 마음을 잘 알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인경이에게 격려와 응원을 해 줬으면 좋겠고, 나 역시 그녀를 응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겨울 한국무대에서 뛰고 있는 조윤지(21·하이원), 이정민(20·KT)과 함께 미국에서 훈련을 했다. 어린 동생들에게 투어에서 겪었던 얘기들을 들려주고 이런저런 조언, 골프 기술에 관한 도 팁도 전했다.

그는 “윤희와 정민이가 살갑게 잘 따랐다. 동생들이 고생하는 모습이 안쓰럽고 기특해서 여러 조언을 해줬다. 얼마전 이 선수들이 우리 어머니께 감사하다는 표현을 했다는 말을 전해 들었다. 별 말 안했는데 고마워 해주니까 좋더라”며 “올시즌 국내무대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었음 좋겠다”고 말했다.

◇세계랭킹 1위의 ‘꿈’ 그리고 올림픽=현재 세계랭킹 2위에 랭크돼 있는 최나연이 목표는 세계랭킹 1위에 등극하는 것이다. 세계랭킹 2위의 선수가 1위를 꿈꾸는 것은 당연지사. 무모한 목표도 아니다.

하지만 세계여자골프랭킹 1위에는 청야니라는 벽이 버티고 있다. 현재 최나연(9.08)과 청야니(18.43)의 월드랭킹 포인트 차이는 9.4로 두배가 넘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최나연은 이외로 차분했다. 그는 “야니를 이겨야 세계랭킹을 차지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내자신에게 오히려 독이 될 것이다. 세계 1위를 단기간에 이뤄야 겠다고 계획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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