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공화국’ 멕시코에 최근 월마트 뇌물 수수 사건이 불거지면서 여러 뇌물 관행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월마트가 멕시코에서 매장 개장시기를 앞당기려 현지 관리에게 뇌물을 줬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문제는 월마트가 자체 조사를 통해 증거를 찾아내고도 사법당국에 알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NYT)는 24일(현지시간) 월마트가 건넨 뇌물 액수가 2400만달러(약 270억원)를 웃돌고 양측의 은밀한 거래가 공공연히 노출되고 있다는 뇌물 관행을 보도했다.
멕시코에서는 위생검사를 나온 보건 공무원이나 교통경찰, 기타 정부의 단속반이 들이닥쳤을 때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으로 뒷돈을 건내는 것을 당연시 하고 있다.
통상 50∼100달러만 건네면 그들은 아무 말 없이 돌아간다는게 현지인의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사업의 규모가 클수록 손을 벌리는 공무원도 많다고 지적한다.
멕시코에는 일상화된 뇌물 관행과 이를 당연시 하는 풍조가 자리잡았다.
NYT는 부패의 사슬이 멕시코 경제의 성장 잠재력을 저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멕시코 당국은 뇌물을 비롯한 각종 부정부패가 너무나 대담하게 이뤄지고 있다는데 좌절한다.
멕시코에서 뇌물의 경제규모는 연간 1140억달러(약 130조원)로 국내총생산(GDP)의 10%를 차지한다.
국제투명성기구(TI)에 따르면 멕시코의 지난해 부패지수는 세계 183개국 가운데 100번째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소속 34개국 중에서는 단연 꼴찌다.
미 워싱턴 소재 연구단체인 ‘글로벌파이낸셜인테그리티(GFI)’는 지난 1월 보고서에서 멕시코가 1970∼2010년 범죄와 부패, 탈세 등으로 8720억달러의 손실을 본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특히 1994년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의 발효를 계기로 외국인 직접투자가 유입되면서 손실액은 계속 커져가는 추세다.
헤드 로웨 GFI 법률고문은 “멕시코 재계에서는 법과 규정을 무시해야 한다는 인식이 팽배하다”며 “이는 국제적인 문제이기도 하지만 특히 멕시코에 심각한 피해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건설업자 살바도르 콘트레아스는 “공무원들은 법적으로 아무런 하자가 없는 공사에서도 뇌물을 요구한다”며 “그것을 거부하면 시간이 배 이상 길어진다”고 멕시코의 뇌물 관행을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