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매각, 속도는 내는데 매입자 있을까

입력 2012-04-25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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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에게도 입찰참여 허용…'지분 100% 인수' 해야, 실제 참여 여부는 미지수

우리금융 민영화 작업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외국인에게도 입찰참여 기회를 동등하게 부여하겠다”고 밝히는 등 매각의지를 확고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우리금융지주 매각과 관련 “우리금융 매각을 추진하는데 있어 국내법에 따라 동등하게 적용하겠다”면서 “입찰 과정에서 외국인에게도 동등한 기회를 부여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우리금융 매각 절차를 진행함에 있어 자격 있는 매수자라면 국내외를 가리지 않겠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힌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우리금융 매각에 참여한 MBK파트너스의 재무적 투자자로 외국계 사모투자펀드(PEF)가 참여한 바 있다.

시장의 기대감은 다르다. 매수자의 국적보다 우리금융에 투입된 공적자금을 최대한 회수할 수 있는 방안에 관심을 둔 것으로 우리금융 민영화 작업이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그동안 내외국인 동등원칙을 얘기했지만 국민정서법상 외국인이 입찰 주체로 참여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면서 “하지만 정부 의지를 엿본 만큼 외국계 금융회사들도 우리금융 매각에 뛰어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여기에다 지난 15일부터 시행된 개정 상법에 현금상환 합병제도가 새로 포함되면서 우리금융 매각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예컨대 A금융지주사가 우리금융과 합병할 경우 A금융이 우리금융 주주인 정부에 신주 대신 현금을 줄 수 있어 공적자금 회수가 가능해진다.

다만 일각에선 우리금융 민영화 작업은 실제로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외국계 금융회사에도 동등한 기회를 부여했지만 실제로 참여할지는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이는 국내법과 똑같은 적용을 받는다는 것은 우리금융 지분 100%를 인수해야 한다는 전제가 붙기 때문이다.

또 현 정부가 무리하게 추진하는 건 옳지 않다는 지적이다. 한 금융권 고위관계자는 “합병은 주식을 교환하는 형태라 자금은 크게 필요없지만, 합병회사의 주식을 정부가 갖게 돼 또 다른 금융지주까지 국영화하는 셈이 될 수 있다”면서 “외국인도 입찰참여 기회를 줬지만 국내법상 외국계 PEF들이 재무적 투자자 등의 형태로 참여하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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