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대 철강사인 신일본제철이 포스코 등을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혐의로 도쿄지방법원에 제소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신일본제철은 지난 19일자로 포스코와 포스코 일본법인, 전직 신일본제철 기술자 등을 상대로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신일본제철은 포스코 등이 변압기 등에 사용하는 고성능 강판 제조 기술을 불법으로 취득했다며 1000억엔의 손해 배상과 고성능 강판 판매 금지를 요구하고 있다.
신일본제철은 포스코와 제휴 관계에 있지만 이 분야는 장래가 유망해 자사가 보유하고 있는 특허 침해 가능성을 빌미로 제소한 것으로 보인다.
신문은 양국 기업 간 LCD·반도체 분야에서 특정인이 기술을 유출했다는 의혹은 있었지만 이번처럼 소송에 이른 것은 드문 사례라고 지적했다.
신일본제철은 포스코가 ‘방향성 전자강판’으로 불리는 변압기의 핵심부품에 사용되는 강판의 제조 기술을 자사에서 근무했던 기술자를 통해 불법으로 취득했다고 주장했다.
포스코는 2000년대 후반부터 방향성 전자강판을 판매한만큼 지금까지 생산된 모든 강판이 소송 대상에 포함된다.
신일본제철은 미국에서도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
신일본제철의 주장이 인정되면 포스코는 방향성 전자강판을 제조·판매할 수 없게 된다.
방향성 전자강판은 철의 결정 방향을 한 방향으로 통일해 변압을 조절하는 변압기의 핵심 소재다.
세계적인 전력 인프라 정비에 수반해 수요도 급격히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가운데 절전 성능이 뛰어난 제품의 생산 규모는 전세계에서 연간 100만t.
신일본제철은 20~30%의 점유율로 세계 최고다.
최근에는 포스코도 20%대로 점유율을 확대하며 신일본제철을 바짝 추격해왔다.
신일본제철이 포스코를 제소한 것도 견제 심리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일본제철은 포스코와 이번 소송과는 별도로 기존 제휴관계는 유지할 방침이다.
전자강판 관련 기술은 제휴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