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예탁원 ‘해외주식 예탁결제수수료’현실화 논란

입력 2012-04-26 10:51 수정 2012-04-26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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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 동안 대납한 수수료 현실화...업계에서는 수수료 부담 한숨’

한국예탁결제원이 오는 2013년부터 ‘해외증권 결제수수 및 예탁보관료’를 현실화키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예탁원 측에서는 감사원의 지적과 18년 동안 대납하던 수수료를 현실에 맞게 시행하는 것이라는 의견이지만 증권사들은 수수료 현실화로 인해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는 목소리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예탁원은 ‘외화증권 예탁결제수수료’라는 명목의 수수료 체계를 2013년부터 단계별로 3단계에 걸쳐 적용할 방침이다.

‘외화증권 예탁결제 수수료’란 해외주식(외화증권) 거래시 결제비용과 함께 해외주식 예탁 수수료를 포함한 비용이다. 그동안 예탁결제원이 증권사들의 비용을 대납했다는 논리지만 최근 감사원 지적사항에 해외주식 예탁수수료와 관련한 20억원의 적자 규모가 지적되면서 증권사들에게 부담을 떠넘긴 셈이다.

앞서 예탁결제원은 금투협을 통해 지난 13일까지 각 증권사 실무자들을 대상으로 ‘외화증권 예탁결제 수수료 관련 의견 수렴의 건’을 받은데 이어 17일과 24일엔 각각 실무자, 임원들과 의견 회의를 4차례에 걸쳐 개최했다.

본지가 입수한 이번 안건에 따르면 예탁결제원은 2013년부터 2015년까지 3년간 단계적으로 외화증권 거래시 예탁결제수수료 부과를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당초 결제수수료와 예탁수수료를 포함한 비용을 1안과 2안까지 제시했으나 증권사들의 반발이 너무 심해 2013년부터 2015년까지 3단계에 걸쳐 징수한다는 방안으로 가닥이 잡힌 상태인 것.

현재까지 강력하게 논의 중인 제 3안의 경우 예탁수수료(bp=0.01%)는 각 나라마다 최저 1.1bp에서 20bp까지 정했고 결제수수료($/건)역시 최저 2달러에서 50달러까지 각 국가별로 편차가 크다.

일례로 홍콩 주식을 매매할 경우 1건당 12달러의 결제수수료가 매겨지는데, 이는 기존 5달러의 2배가 넘는 액수다. 현재 15달러의 결제수수료가 붙는 중국의 경우도 이번 안건에 따르면 1건 매매시 규모에 상관없이 무조건 36달러가 매겨진다. 베트남의 경우 무려 46달러까지 결제수수료가 책정된 상태라 증권사들의 한숨도 큰 형편이다.

여기에 해외주식은 매도시 수익에 대한 양도소득세까지 부과중이라 이번 수수료까지 신설될 경우 여러모로 해외주식 거래에 불이익이 될 공산이 커 보인다.

더욱이‘보관비’ 개념의 예탁수수료는 국내 주식거래엔 크게 부각되지 못 한터라 해외주식 거래 고객들의 반발이 감지된다. 실제 각 증권사마다 1년에 적게는 수 천만원에서 수 억원 규모의 거래료와 예탁수수료가 발생할 것으로 보여 벌써부터 반발이 거센 상태다.

A증권사의 임원은 “얼마전 까지만 해도 투자자들과 업계의 부담을 덜게 한다고 유관기관 수수료 인하 카드를 앞세우더니, 생각지도 못한 부문에서 제2의 수수료를 챙길려고 하고 있다"며 “당 사 자체 시뮬레이션을 돌려본 결과, 대형 상장기업들과 법인의 경우 연간 보관료만 수 천만원씩 발생해 고객들의 반발이 예상된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증권사의 해외주식팀 관계자도 “해외주식 중개는 수익 대신 고객서비스 개념으로 실시했는데, 비용까지 부담하라는 건 증권사는 물론 고객들에게 과도한 수수료를 부담시키는 꼴이고 자칫 해외주식 거래가 고사 될 수도 있다”며 “외국의 경우 예탁기관이 여러 곳이라 서비스 경쟁을 기대할 수 있지만 국내는 독과점 형태라 수수료에 맞춘 서비스 개선이 잘 이뤄질지도 사실 의문이 든다”고 덧붙였다.

한편 예탁원측은 이같은 지적에 대해 업계의 어려움을 충분히 감안했다는 입장이다.

예탁결제원 관계자는 “예탁원이 18년 동안 해외주식 결제수수료를 대납했다”라며 “하지만 감사원 지적사항과 함께 이제 외화증권 투자 시장이 성장하면서 수익자가 수수료를 부담하도록 해야한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다만 업계의 어려움에 대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2015년까지 단계별로 유예기간을 줘 시장 혼란을 최소화 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고 관련한 서비스 개선사항도 준비중”이라며 “이번 수수료 현실화 논의는 예탁원이 수익을 거두기 위한 차원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김경아-이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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