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감 업체로 출발해 세계 게임기 시장의 역사를 바꾼 일본 닌텐도가 사상 처음 적자를 냈다.
이는 스마트 기기 시대를 예지하지 못한 승자의 씁쓸한 패배라는 평가다.
닌텐도는 26일(현지시간) 지난 3월 끝난 2011 회계연도에 432억엔(약 604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닌텐도가 적자를 낸 것은 1962년 상장 이후 처음이다.
매출은 전년 대비 36% 감소한 6476억엔이었다.
이와타 사토루 사장은 “반성할 점이 많다. 게임기 값이 비싸고 인기 소프트웨어 부재가 적자의 주요인이었다”며 고개를 숙였다.
모션 콘트롤러 게임기 ‘위(Wii)’와 야심차게 선보인 휴대형 ‘3DS’ 판매가 예상외 부진을 보였다.
위 판매는 전년 대비 35% 감소한 984만대, 3DS는 예상보다 15% 적은 1353만대가 팔렸다.
지난해 8월 3DS 가격을 파격 인하하는 등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판매량을 늘리는 데 주력했으나 그다지 효과가 없었던 셈이다.
닌텐도는 2012 회계연도는 200억엔의 흑자로 전환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역시 시장의 예상치인 329억엔을 밑도는 수치다.
닌텐도는 생산 비용을 줄이고 소프트웨어를 확충해 3DS 가격 인하로 인한 손실을 메울 셈이다.
닌텐도는 특히 연내 출시 예정인 신형 게임기 ‘위 U’에 기대를 걸고 있다.
위 U는 오는 6월 미국에서 열리는 게임 박람회 ‘E3’에서 구체적 사양이 공개된다.
전문가들은 스마트 기기 대응에 뒤처진 것을 닌텐도의 패인으로 보고 있지만 닌텐도가 이대로 무너지진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쓰비시UFJ모간스탠리의 무라카미 히로시 애널리스트는 “본격적인 흑자 체질로 전환하기까지 적지않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날 닌텐도의 주가는 전일 대비 2.8% 상승세로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