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하나 줄이기 종합대책’이란 제목의 박원순식(式) 서울시 대책에 대해 에너지정책을 관장하는 홍석우 장관이 우려를 표명하는 등 중앙정부와의 마찰로 비화돼 박원순 시장에의 과잉 행보에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26일 서울시는 2014년까지 3조2444억원을 투입해 현재 2.8%의 전력 자급률을 2014년 8%, 2020년 20%까지 높이 겠다는 시 차원의 에너지대책을 발표했다.
특히 ‘햇빛도시’건설을 위해 1만여 건물 옥상과 지붕에 태양광발전소를 설치하고 1자치구 1에너지 자립 마을을 조성하기로 했다.
2014년까지 1만여 공공·민간 건물의 옥상과 지붕에 290메가와트(㎿)의 태양광 발전소를 설치한다.
이번 대책으로 2014년부터 매년 2조800억원의 원유수입 대체효과와 733톤의 온실가스 저감효과가 예상된다고 시는 설명했다. 이는 여의도 면적 1629배의 산림 조성 효과와 맞먹는 수치다.
무엇보다 이번 종합대책을 통해 전력자급률을 2014년까지 8%, 2020년까지 20%대까지 올리겠다는 것이 서울시의 방침이다. 이는 대체에너지 생산과 온실가스 저감운동 등으로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원자력발전소 1기분 전략 생산량을 대체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업계는 물론 정부 안팎에서도 정부 에너지 정책에 반기를 든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실제로 박 시장은 지난 2월 “정부의 원전 건설 추진을 이해할 수 없다. 재생 가능 에너지를 생산해 원전이 생산하는 전력의 소비를 억제하는 시책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발언의 연장선에서 나온 정책이라는 것이다.
특히 원전 하나 줄이기라는 표현도 정부 정책을 거부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돼 지나치게 시민단체적 시각으로만 접근한다는 지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서울시 자체적인 에너지정책이라면 문제가 될 게 없다. 하지만 원전 하나 줄이기라는 표현 자체가 정부 정책에 반한다”며 “박원순 시장이 월권하고 있다는 인상마저 든다고 말했다. 정부 역시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이에 대해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은 “국가 에너지 정책과 혼선을 초래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특히 “원전 줄이기 라는 명칭이 혼란을 줄 수 있다”며 “국가 에너지 정책과 다르게 전달되지 않도록 (서울시의)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