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시라이 중국 전 충칭시 당서기가 쿠데타 실행 일보 직전까지 갔다는 주장이 제기됐다고 일본 시사잡지 사피오가 최근 보도했다.
홍콩 영자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의 기자로 중국전문가로 유명한 윌리 워 랍람은 사피오에 기고한 글에서 보시라이가 왕리쥔 전 충칭시 공안국장의 미국 대사관 망명 시도 당시 충칭에 주둔한 인민해방군 부대를 동원하려 했다고 밝혔다.
소식통에 따르면 왕리쥔이 지난 2월6일(현지시간) 청두 소재 미국 총영사관에 들어갔을 당시 경찰차와 군 장갑차 수십 대가 총영사관을 에워싸고 언제라고 공격을 시작할 태세였다고 잡지는 전했다.
당시 보시라이는 5000정의 자동소총과 50만발의 탄약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이징에서 파견한 국가안전부와 당 중앙 기율검사위 요원이 왕리쥔의 신병을 확보해 베이징으로 가자 보시라이는 2월8일 충칭 주둔 부대 일부를 직접 이끌고 군용기 편으로 윈난성 쿤밍으로 갔다고 잡지는 전했다.
쿤밍은 충칭시, 쓰촨성, 윈난성, 티베트 자치구 등을 관할하는 청두군구의 주요기지가 있는 곳이다.
또 쿤밍에는 보시라이 아버지로 건국 원로인 보이보 전 부총리가 국공내전 때 창설한 제14 집단군 사령부가 있었다.
하지만 인민군 총사령관인 중앙군사위 주석을 겸직하는 후진타오 국가 주석은 보시라이의 수상한 동정을 바로 탐지한 후 다수의 군 병력에 쿤밍으로 향하도록 명령했다.
보시라이는 후 주석의 지시를 받은 대규모 부대가 쿤밍으로 진군한다는 정보를 입수하고서 맞설 생각도 했으나 곧 중과부적임을 깨닫고 충칭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다.
소식통은 “중앙정부가 이미 보시라이 쿠데타 음모를 눈치 챘기 때문에 결행했다 하더라도 실패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보시라이는 작년 11월10일 후 주석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하와이를 방문한 틈을 타 충칭에서 군사훈련을 실시해 중앙의 주목을 받았다.
관영 신화통신은 그 훈련이 ‘청두군구 국가국방동원위 제6차 전체회의 실병연습’으로 충칭시가 자연재해 발생에 대비, 군을 출동시켜 시민을 보호하려는 목적으로 시행됐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이 시점에 당 중앙은 보시라이의 불온한 행동과 비리 혐의 등을 낱낱이 파악하고 있었다고 소식통은 밝혔다.
당시 충칭을 찾아 현지 훈련을 지휘한 량광례 국방부장은 보시라이가 쿠데타를 기도할 우려가 있다는 사실과 유사시 보시라이 측에 가담할 부대의 무기와 장비 보유실태를 당 중앙에 상세히 보고했다.
그 후 보시라이는 지난 3월 초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출석차 베이징에 도착한 뒤 체포돼 모처로 연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