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에 지루한 흐름이 계속되고 있다. 상승모멘텀이 부재한 가운데 경기·실적·리스크 요인들이 서로 맞물리며 주가는 4월 내내 답답한 모습을 이어갔다.
월초에 박스권 상단 돌파 시도가 있었지만 2050포인트를 넘어서는 데 실패한 후 코스피는 2000포인트까지 내주고 말았다.
하지만 5월에는 약화되었던 모멘텀들이 회복되고 향후 다가올 이벤트들에 대한 기대감이 선반영되며 박스권 상단 돌파 시도가 재개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약해지는 유동성의 힘
지난 주 금요일 국내증시는 외국인과 기관의 동반 순매수에 힘입어 상승 마감했다. 전일 미국 증시가 주택지표 호조와 양적완화 기대감 등으로 상승 마감한 영향으로 강세 출발한 이후 프로그램 매물 부담으로 상승폭이 축소되는 흐름이 나타났지만 외국인이 매수세를 확대하였고 기관도 순매수에 나서면서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업종별로는 의료정밀, 전기전자, 기계, 통신, 은행 업종 순으로 상승했고 비금속광물, 의약품, 화학 업종은 약세를 보였다.
KDB대우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2분기는 유동성의 힘이 약해질 것으로 보여 방어적인 대처를 권고한다”며 “미국 연준은 추가적인 양적완화 등에 대해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관망하는 태도를 보일 가능성이 높고 유럽에서는 정치적 리스크 부각에 민간은행 자본확충과 관련한 부담이 더해지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추가 양적완화 등에 대한 반대 의견도 많기 때문에 새로운 통화정책은 오퍼레이션 트위스트(장기국채를 사들이고 단기국채를 매도함으로써 장기금리를 끌어내리고 단기금리는 올리는 공개시장 조작방식)가 끝나는 금년 6월 이후에나 발표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차 양적완화는 2010년 3월에 끝났지만 2차 양적완화가 발표됐던 것은 2010년 8월이었다. 2차양적완화 역시 2011년 6월에 종결됐지만 현재 시행 중인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는 3개월이 지난 9월에 발표됐다.
이에 김 연구원은 “2012년 장세는 상저하고, 상고하저 등과 같은 전형적인 패턴으로 움직이기 보다는 미국의 통화정책에 민감히 반응했던 2001년 09~10년과 비슷한 비추세 등락 장세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며 5월 KOSPI 예상 밴드로 1900~2030포인트를 제시했다.
◇스페인 발 유럽위기 재점화?
2010년 5월 이후 시행되었던 ECB(유럽중앙은행)의 국채매입프로그램(SMP)은 독일의 반대 영향으로 최근 6주간 중단된 상태다. 하지만 4월을 기점으로 유로존 주ㅤㅇㅛㄲ들의 국채금리가 재차 상승세를 보이며 우려를 높이고 있어 ECB의 추가 조치가 지속적으로 촉구되고 있다.
특히 스페인은 당초 EU와 합의했던 재정적자 비율 목표치(4.4%)를 지난 3월 5.3%로 완화했지만 이마저도 달성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금융시장에 지속적인 리스크로 작용할 전망이다.
또한 현재 스페인 은행권의 부실대출 비율은 8.1%로 1994년 이후 최고 수준을 보이고 있지만 정부 역시 긴축 재정으로 추가적인 지원 여유가 없어 불확성이 가중되고 있다.
이에 NH농협증권 이아람 연구원은 “다만 최근 유로존 재정위험국에서 주변국으로 경기 위축세가 확산되는 흐름이 나타나며 유로존 경기 부양전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주식시장의 급격한 조정을 저가매수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