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테크]‘버핏’꿈꾸는 젊은 그대 있어 자본시장 내일 ‘맑음’

입력 2012-05-02 08:08 수정 2012-05-04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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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의투자·펀드 운용으로 능력 검증 받아…동아리출신 실력 뛰어나 투자업계 등용문

“외국인들의 매도가 그동안 많이 올랐던 IT에만 집중돼 있다는 점에서 ‘탈(脫) 코리아’는 기우입니다”

“통계학적으로 대선주(株)들은 실적 모멘텀이 아닌 정치들의 발언에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습니다”

“삼성전자 실적모멘텀을 감안하면 아직도 약 10~20%의 상승여력이 남아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이 나눌 법한 이 대화는 대학교 투자동아리 학생들의 회의 내용이다. 2000년대 초, 전국적으로 투자 열풍이 불면서 ‘정정당당하게 부자가 되겠다’란 의식있는 청년들을 중심으로 투자동아리 창단 붐이 일었다.

‘주식=폐가망신’이란 일부 부정적 인식들로 인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으나 확고한 투자철학, 탄탄한 실력이수익률을 통해 검증받으면서 이제 그들은 단순 ‘젊은 주식쟁이’'가 아닌 ‘예비 금융투자인’으로서 이름을 떨치고 있다.

동아리 활동은 크게 투자철학 세우기, 수익사업, 경제 공부의 세 가지로 구분된다. 우선 그들은 세계 주식고수들의 자서전이나 투자활동을 통해 깨우친 교훈들을 동아리 회원들과 공유하면서 평생 되새겨야 할 자신만의 투자 원칙을 세운다. 아울러 주식·채권·환율 전망, 대기업들의 실적추정, 금융위기 해결 시나리오 등 금융시장을 움직이는 다양한 변수들을 분석하고 예측한다. 회원들이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같은 철학을 바탕으로 실력까지 갖추게 되면 회원들은 모의 투자대회에 참여하거나 펀드 운용을 통해 자신의 능력을 검증받는다. 투자대회 참여해 받은 상금은 투자의 밑천이 되기도 한다.

이제 투자동아리는 금융투자업계 등용문으로 자리잡았다. 동아리 출신 애널리스트들이 업계에서 두각을 나타내면서 그들의 위상은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금융투자회사들이 젊은 인재들을 영입하기 위해 동아리 방을 기웃거리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투자동아리 출신 애널리스트 리서치 업계서 두각

투자동아리 회원들의 가장 큰 강점은 전문성이다. 일단 그들은 회원영입 과정부터 남다르다. 수십대 일을 뚫고 합격한 1차 서류심사를 통과자들은 현업에 종사하고 있는 동아리 출신 애널리스트들의 2차 압박면접을 봐야한다.

‘정예부대’로 꾸려진 회원들은 매주 1번씩 4~5시간동안 자신이 분석한 경제전망에 대해 토론한다. 주말에는 동아리 출신 현업자들과 함께 토론하면서 실전감각도 익힌다. 전공 과목과 동아리 활동을 병행하다보니 체력과 정신력을 동시에 요한다.

연세대 투자동아리 정다이 YIG 회장은“힘들고 어렵다는 말 끝에 그래도 투자 관련 직업을 추천한다”고 전했다.

앞서 투자업계에 진출한 선배 회원들은 탄탄한 실력으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우선 IBK투자증권 이충재 연구원, 우리투자증권 임우진 연구원, 하이투자증권 김종완 연구원, 한국투신운용 이광희 연구원 등은 연세대 'YIG(Yonsei Investment Group)' 출신이다. 한국투자벨류운용 홍진채 펀드매니저, 이상욱, 정광우, 송종은 연구원과 하이투자증권 황용주 연구원. 브레인투자자문 류희달 연구원은 SMIC(Sincerity Motivaton Insight Communication)에서 활동했다.

김재범 에셋디자인 펀드매니저, 이병준 동양증권 연구원, 홍진호 IBK투자증권 연구원, 하준영ㆍ이민아ㆍ이명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김도현 우리투자증권 연구원, 박일규 KTB투자증권 연구원, 범수진 삼성증권 연구원, 장우진 NH투자증권 연구원, 하달준 삼성증권 법인영업 소속, 이종민 KTB투자증권 연구원, 김지상 동부증권 연구원 등은 고려대 RISK(Reason Insight Spirit Knowledge)를 나왔다.

아예 투자자문사를 차리는 경우도 있다. 서울대 투자동아리인 SMIC를 만든 장본인이기도 한 VIP투자자문의 김민국, 최진철 사장이 대표적이다. 에셋디자인투자자문 역시 고려대학교 가치투자연구회 창시자인 최정용, 이재완 대표가 2009년 설립했다.

◇증권사들, 유력인재 확보에 동아리방 기웃

투자동아리 회원들의 실력이 알음알음 알려지면서 증권사들도 그들을 영입하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건전한 투자문화에 대한 대학생들의 관심을 높이고 주식투자 재능을 가진 금융인재를 조기 발굴하기 위함이다.

우선 삼성증권은 지난 2010년부터 ‘POP 영리치 서바이벌’을 실시하고 있다. 올해로 3회째 실시된 이 대회는 대학생 투자동아리 연합(UIC:University student Investment Club)에 가입돼어 있는 동아리를 그 대상으로 한다.

5등안에 들었을 경우 인턴 기회(서류심사 면제)가 주어진다. 1회 대회에서 인턴으로 뽑힌 수상자 가운데 1명이 현재 정식 입사돼 현업에 종사하고 있다.

동양증권은 투자동아리 장학 프로그램인 ‘버스’를 실시하고 있다. 학술, 투자, 재테크 등 증권연구 목적으로 결성된 전국 4년제 대학선정된 동아리는 분기별 50만원의 장학금을 지원하며 증권교육 관련 워크샵 초청 및 모의투자대회 개최 등 혜택이 제공한다. 또 우수활동 회원은 동양증권 인턴 및 정규채용 시 우대를 받을 수 있다.

대형 증권사 인사관계자는 “동아리 출신 전문인력들은 자격증이나 외국어 실력 등이 우수하다”며 “대학시절부터 이일을 하기 위해 준비해왔다란 점은 채용때 가산점수를 주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투자업계 특성상 인맥 관리는 자신의 이력(커리어) 관리의 중요한 요소”라며 “대학시절부터의 맺어온 연으로 투자동아리 출신 증권맨들은 긴밀한 정보를 공유하며 업계의 주축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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