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그룹이 적자생존·무한경쟁 구도로 시청률이 고공행진하고 있는 ‘개그 콘서트’의 성공 사례에서 기업의 생존전략을 배우는 시간을 갖기로 했다.
신세계그룹은 2일 사내 방송국(SCS)의 ‘SCS 스페셜’ 코너를 통해 ‘개콘을 보면 기업 경쟁력이 보인다’는 주제로 개콘의 차별화 전략을 방영했다.
다음달에는 같은 주제로 개콘의 서수민PD가 신세계백화점의 임직원대상 강좌인 지식콘서트의 강사로 특강하는 자리를 가질 예정이라고 3일 밝혔다.
이런 자리가 마련되는 것은 개콘에 냉혹한 시장경제 논리가 숨어 있으며, 출연·연출진이 매번 ‘올인’하고 있기 때문에 경쟁에 맞설 수 있다는 신세계그룹 경영진의 판단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회사측은 설명했다.
개콘에서는 통상 15개의 코너가 무대에 올려지지만 2~3개 코너는 편집을 거치면서 경쟁 프로그램에 밀려 전파를 타지 못한다. 또 100여명의 개그맨 가운데 선·후배와 상관 없이 50% 정도만 방송에 출연할 수 있다. 즉 끊임없는 경쟁구도를 통해 정말 재미있는 프로그램 하나를 만드는 것.
이 같은 무한경쟁의 논리는 이마트의 핵심 경쟁력으로 꼽는 글로벌소싱 분야의 사내 경연장인 ‘이마트 해외소싱 컨벤션’에서도 발견할 수 있다.
매달 한번 정도 열리는 해외소싱 컨벤션에서는 통상 50여개 정도 제품이 올라오지만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을 비롯한 이마트 경영진이 높은 안목으로 ‘낙점’한 제품은 20여개에 불과하다.
‘경쟁 업체에서 6개월 안에 따라잡을 수 있거나 소비 트렌드를 주도하지 못 할 것 같은 상품은 처음부터 가져오지 마라’는 것이 이마트 경영진의 주문이다.
다음으로는 협업 시스템으로 최고의 시너지를 창출한다는 점이다. 개콘에서는 어느 누구의 아이디어라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흥행을 위해 기꺼이 후배에게도 넘겨주기도 한다. 이처럼 적절한 역할과 책임(Role & Responsibility)으로 시너지를 창출하는 경영 원리는 이마트에서도 찾을 수 있다.
이마트는 ‘협력업체 경쟁력이 곧 이마트의 경쟁력’이라는 판단 아래, 새로운 상품 개발 과정에서 전통적 유통·제조업체 구분을 뛰어넘는 역할 분담을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철저한 고객 분석이 밑거름이 되고 공감과 소통으로 승부수를 둔다는 점이다. 신세계백화점은 고객 니즈의 변화를 따라가는데 급급하지 않고 오히려 고객 앞에서 이끌어가는데 조직 역량을 집중하면서 다양한 편집숍 등을 오픈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 관계자는 “업계의 기존 관행을 떠나 지금부터는 백화점 편집매장이 고객들에게 먼저 패션 트렌드를 제안하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신세계그룹은 이번에 개콘의 핵심 경쟁력을 임직원들이 공유한 것을 계기로 변화와 혁신에 최선을 다할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같은 개그맨, 포맷과 테마로 무대에 올랐다고 해도 적자생존 속에서 발휘되는 아이디어, 유연한 협업시스템 효과, 공감과 소통이 밑거름 되는 치밀한 전략이 있었기에 개콘은 매번 새롭다는 데 공감했다”며 “끊임 없이 고객을 연구하고, 도전하는 열정이 지속될 때 비로소 고객과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