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숙인 통진당 “정치·도의적 책임질 것”

입력 2012-05-03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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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지도부 당권불출마, 분당 가능성까지 제기

통합진보당 공동대표 4명이 비례대표 경선 비리 의혹을 ‘총체적인 부정선거’로 규정하고 머리를 숙였다.

당권파인 (NL계) 이정희 공동대표는 3일 국회에서 열린 공동대표단 회의에서 “이유야 어찌됐든 부정투표 관련자들의 통렬한 반성을 한다”며 “정치·도의적 책임을 지겠다”고 했다. 이는 당대표 경선에 출마하지 않는 방식으로 당권을 내놓겠다는 말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도 “어떤 당선 후보자들에게 어떤 부정이 담긴 표가 주어졌는지 백지상태이고 전혀 알지 못한다”며 부정선거 발표를 부인하는 듯한 뉘앙스를 풍겼다. 그는 전날 조사결과에 대해서도 “인정할 수 없다”고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참여당 출신 (친노무현계) 유시민 공동대표는 부정경선으로 불거진 당내 갈등을 불식시키려는 모습을 보였다. 유 대표가 “(언론에)‘당권파, 이정희 사퇴하라’고 소리내고 싸웠다는 말이 보도되고 있는데 그런 일이 없었다”고 하자 이 대표는 “맞습니다”라고 거들었다.

유 대표는 이어 “저희가 내부에서 발생한 일을 밝히기 어렵다”며 “개인적으로는 처음 겪어보는 일이기에 국민을 뵐 낯이 없고 당원들 뵙기 민망하고 그래서 당혹스러운 면도 많이 있다”고 토로했다.

진보신당 (PD계) 탈당파인 심상정 공동대표도 “이번 사태로 지난 15년간 힘겹게 쌓아온 진보정당의 기반이 뿌리째 흔들리게 됐다”고 자책했다. 그는 “이 자리의 어떤 대표들도 자리에 연연하고 하지 않는다”며 “책임을 피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고 밝혔다.

진상조사위 위원장을 맡은 조준호 (전 민주노총 위원장) 공동대표는 “이런(비리경선) 발표를 당에 오자마자 드리게 돼 전 동지나 국민에게 송구하고, 죄송하다는 발표를 드린 데 대해 본인 스스로도 너무도 참담하다”고 했다.

통진당의 비례 경선 비리의혹이 사실로 드러남에 따라 향후 당 지도부의 정치적 책임문제와 비례대표 당선자의 거취에 관심이 모아진다. 비리 수준이 심각한 수준으로 밝혀지면서 현 지도부의 당권 불출마, 분당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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