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연휴는 줄었지만 아이들의 빨간날은 배로 늘었다. 주 5일 수업제가 전면 시행됨에 따라 가족이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이 더욱 여유로워진 것 이다. 내 아이에게 또래 친구들과는 다른 특별한 경험을 만들어주고 싶다면 주말을 이용해 홍콩으로 떠나보자. 3시간대 비행거리에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가득한 홍콩은 가족끼리 색다른 주말여행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쇼퍼홀릭, 관광객, 비즈니스맨이 현지인과 뒤섞여 북적이는 홍콩섬 중심에서 아이들을 만족시키기란 쉽지 않다. 아이들은 뭐니뭐니해도 놀이공원이 최고! 남쪽 해안가로 발길을 돌리면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10대 놀이공원 중 하나인 오션파크가 해안에서 해발 205m의 남롱산까지 드넓게 펼쳐진다. 바다 밑으로 곤두박질치듯 급강하하는 스릴만점 놀이기구, 혼을 쏙 빼놓는 귀여움의 결정체 판다, 5000여 마리의 바다생물이 머리 위를 넘나드는 해저터널까지 전부 경험하려면 하루가 부족할 정도다.
해안가 공원에서 산정의 공원을 잇는 케이블카가 이 곳 명물인데, 선 하나에 의지해 남중국해를 가로지르는 기분은 아찔하다 못해 짜릿하다.
오션파크에서 차로 10분 거리의 한적한 해변 리펄스베이에선 남들보다 두어달 먼저 바캉스를 즐길 수 있다. 홍콩 날씨는 우리나라보다 무덥고 습해 5월이면 벌써 물놀이 시즌이 한창이다. 수심이 얕고 파도가 잔잔해 아이들이 풍덩 뛰어들어도 안심이다.
보드라운 백사장에 누워 물 만난 고기처럼 바다에서 파닥이는 아이들을 바라보노라면 넓디넓은 오션파크를 휘젓고 다니느라 고갈됐던 에너지가 빠르게 충전된다. 보다 한가롭게 물놀이를 즐기고 싶다면 리펄스베이 남쪽 사우스베이까지 조금만 더 걸어가자. 리펄스베이보다 인파가 적어 한결 여유롭게 수영할 수 있다.
란타우섬에 위치한 홍콩 디즈니랜드는 세계에서 가장 작은 디즈니랜드다. 하지만 아시아에선 유일하게 토이스토리랜드가 있어 작지만 임팩트가 강한 곳 이다. 홍콩 디즈니랜드는 키가 6m나 되는 거대한 우주인 버즈의 마중을 받아 토이스토리랜드에 들어서면 순식간에 영화 속 장난감 세계로 쏙 빨려 들어간다. 미키마우스, 도널드덕, 구피 등 고전적인 디즈니 캐릭터에 버즈와 앤디까지 합세한 퍼레이드는 슬그머니 빠져나가는 넋을 굳이 붙잡고 싶지 않을 만큼 환상적이다.
밤 9시, 디즈니랜드 전체가 일제히 화려한 빛으로 물드는 불꽃쇼를 마음 놓고 감상하며 아이와 함께 꿈과 환상의 세계에 좀 더 머무르고 싶다면 하루쯤 디즈니랜드 호텔에 숙박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디즈니랜드 인근에 위치한 노아의 방주는 자연과 오락에 교육을 접목시킨 신개념 에듀테인먼트 테마파크로 신기한 놀이체험이 가능하다. 노아의 방주는 3년 전 성경 속 방주의 실제 크기 그대로 마완섬 칭마대교 아래 해변가에 세워졌다.
대홍수를 피해 새 땅에 정착한 동물들이 방주 속에서 쏟아져나오는 모습들이 실물 크기로 전시돼 있어 그것만으로도 충분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내부는 5층 규모로 현재와 미래를 볼 수 있는 멀티미디어관을 비롯해 자연보호와 생명존중의 가치를 깨닫고 창의력을 키우며 두려움과 한계는 극복하는 테마관으로 꽉 차 있다.
한 마디로 아이들의 무한 호기심을 자극해 상상력과 사고력을 쑥쑥 키우는 놀이터인 셈. 아직 많이 알려지진 않았지만 한번 경험해본 이들은 여유롭게 일정으로 재방문 계획을 잡을 만큼 아이와 함께 배우고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 가득한 곳이다.
각기 다른 특성을 가진 테마파크 세군데만 돌아다녀도 주말이 훌쩍 가는데, 홍콩의 즐길거리는 이게 다가 아니다. 동양의 베니스로 불리는 란타우섬의 타이오마을, 세계 최대 청동좌불상이 있는 옹핑마을 등 홍콩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할 수 있는 곳들을 모아 다음달에 이어 소개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