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5일(현지시간)부터 1970년 이후 42년 만에 원자력발전소가 모두 멈추는 ‘원전 제로’ 상태에 돌입한다.
일본 원전 54기 중 유일하게 운전 중이던 홋카이도전력 도마리(泊) 원전 3호기(출력 91.2만㎾)가 정기점검차 이날 밤부터 전력 생산을 중단하기 때문이다.
4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도마리 원전 3호기는 지난달 28일부터 조금씩 출력을 낮췄고, 5일 오후 5시께 원자로에 제어봉을 넣으면 오후 11시께 발전을 중단한다.
원전이 완전히 멈추는 시각은 6일 오전 2시께로 예상되며, 7일 오후가 되면 원자로 내 수온이 100℃ 이하로 떨어지는 냉온정지 상태가 된다.
일본은 1966년부터 원전을 가동했고, 1970년 2기뿐이던 원전이 동시에 정기점검에 들어가면서 일시적으로 ‘원전 제로’ 상태를 맞은 적이 있다.
지난해 3월 후쿠시마 제1 원전 사고 전까지는 54기 중 37기가 전력을 생산했다.
그러나 사고 후 대지진 여파 등을 이유로 점검을 위한 중단이 잇따르면서 지난 3월25일 가시와자키 가리와 원전 6호기가 가동을 멈춘 후 지금까지 도마리 3호기가 유일하게 가동돼왔다.
일본 정부는 스트레스테스트를 통과한 후쿠이현의 간사이전력 산하 오이(大飯) 원전 3, 4호기의 재가동을 추진했지만 방사성 물질 오염을 우려하는 현지 지자체와 주민의 반발로 실현하지 못했다.
원전 제로 상태로 인해 전력난은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특히 전력 수요가 최고조에 달하는 여름철 전력난이 문제다.
일본 정부는 오이 3, 4호기를 다시 돌리지 못할 경우 간사이 지방은 올여름 15%정도 전력이 부족할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도쿄 등 수도권도 13% 정도 전력이 부족할 전망이다.
도호쿠전력이 지난달 23일 발표한 올여름 전력 수급 전망에 따르면 8월 공급 여력을 나타내는 예비율은 무더위에서도 절전 효과를 감안하면 2.9% 플러스로 예상되지만 최소 필요량인 3%는 밑돈다.
화력발전소가 긴급 중단하는 등 최악의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에다노 유키오 경제산업상은 3일 한 TV프로그램에 출연해 간사이 지방의 전력 부족에 대비해 지역별로 돌아가며 전력 공급을 중단하는 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