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이 5일(현지시간) 연례 주주총회를 시작했다.
이번 주총은 버핏 회장의 건강에 대한 우려가 고조된 상황에서 나온 것으로 주목되고 있다.
올해 81살인 버핏은 ‘자본주의의 우드스탁’으로 불리면서 전 세계 투자자의 관심을 받아온 주총 공식 개막 전일에 자신의 오랜 투자 동반자인 찰리 멍거 버크셔 헤서웨이 부회장과 함께 핵심 사안인 자신의 건강과 후계자 문제, 그리고 인수·합병을 비롯한 다양한 사안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인수·합병과 관련해 200억달러가 넘는 대규모 인수를 최근 검토했다고 밝혀 주목받았다.
버핏은 이어 주총 개막 전일 늘 그랬듯이 주주들과 어울려 아이스크림과 코카콜라를 즐기는 등 건재함과 유머 감각을 과시했다.
올해 주총에는 4만명 가량이 참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버크셔헤서웨이는 올해 주총에서 처음으로 월가 저널리스트 3명으로부터 질문을 받는 이벤트도 포함했다.
버크셔는 5일 올 1분기 수익이 32억5000만달러로 전년동기의 15억1000만달러보다 두 배 이상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다음은 버핏이 주총 공식 개막에 앞서 5일 밝힌 내용을 간추린 것이다.
버핏은 자신의 건강에 대해 “전립선암이 초기이며 오는 7월부터 방사선 치료를 받기로 한 것이 매우 가벼운 사안”이라며 “내 건강이 매우 좋다”고 거듭 강조했다.
버핏은 “의사 4명의 조언을 듣고 있으나 누구도 입원하거나 업무를 줄이라고 권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후계자에 대한 언급을 했으나 누구를 염두해 두고 있는지는 내비치지 않았다.
버크셔헤서웨이 최고경영자(CEO)로 가장 중요한 일은 위기관리와 회사를 파국에 빠뜨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고, 후계자도 그렇게 해야할 것이라고 버핏은 전했다.
그는 “궁극적인 후계자가 회사 문화를 지금처럼 유지할 것”이라면서 “여러분이 내 후계자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후계자 군에는 보험 부문 책임자인 아잇 제인과 미국 철도회사 벌링턴노던산타페를 책임진 매튜 로스가 물망에 올랐다.
버크셔는 지난 2010년 벌링턴노던산타페를 265억달러에 인수했다.
그레그 아벨 미드아메리칸 에너지 책임자도 거명되고 있다.
게이코 자동차 보험을 관장하는 토니 나이슬리도 후보군에 거명돼왔으나 그가 60대 후반이란 점이 불리한 요소인 것으로 평가된다.
버핏은 최근 200억달러가 넘는 대규모 인수를 검토했다고 밝혔다.
인수와 관련해 버크셔의 보유 주식을 일부 처분해 현금력을 보강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현 시점에서 최대 200억달러를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만 어떤 인수·합병 대상을 염두에 두고 있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는 인수·합병에 대비해 200억달러가량의 현금을 유지하길 원한다고 전했다.
버핏은 기업공개(IPO)에 너무 기대하지 말라고 권고했다.
그는 “기업이 주가를 띄우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막연히 기대하는 것이 어리석다”면서 “더 싼 주식이 있다는 점을 명심하라”고 말했다.
버핏은 기업이 팔 때가 되면 주식을 처분한다는 점도 상기시켰다.
그는 IT 주식에 더 투자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버핏은 “버크셔는 IBM 주식 117억달러 어치를 갖고 있다”면서 “애플이나 구글 등에 투자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IBM이 잘못될 가능성이 구글이나 애플보다는 덜하지 않겠느냐는 것이 적어도 우리의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버핏은 “자사주 재매입은 주가가 장부 시세의 1.1배 혹은 그것을 조금 웃도는 수준에서 사들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버크셔는 지난해 자사주 재매입을 했으나 올 들어서는 실행하지 않고 있다.
버핏은 버크셔의 투자 실수를 인정했다.
그는은 “우리가 투자에서 실수했고 더 실수할 것”이라며 “나와 멍거의 천성이 일을 크게 벌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실수에서 배운다”면서 “그러면 다음번 실수는 처음과 달라진다”고 강조했다.
버핏은 월마트 뇌물 추문에 대해 “뉴욕타임스(NYT)를 보면 월마트가 실수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그러나 이 때문에 월마트 수익성에 근본적인 변화가 있으리라 판단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버핏은 지역 신문 매입과 관련해 신문을 더 사들일지 모른다고 전했다.
그는 버펄로뉴스와 오마하월드-헤럴드 등을 운영하고 있고 워싱턴 포스트 지분도 오랫동안 보유해왔다.
버핏은 오거스타 골프 클럽 금녀 문제에 대해 “내가 오거스타 클럽 운영자라면 여성 회원을 받아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거스타 클럽 측에 이래라 저래라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도 “내가 운영한다면 많은 여성에서 문호를 개방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마스터스 골프 대회로 유명한 오거스타 클럽은 여성 회원을 허용하지 않아 논란을 빚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