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올랑드시대] ‘유럽 견인차’獨 메르켈에 제동

입력 2012-05-07 06:24 수정 2012-05-07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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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佛 우호관계는 큰 변화 없을 듯

▲프랑수아 올랑드 사회당 후보가 6일(현지시간) 프랑스 대통령에 당선됐다. 올랑드는 자신의 고향인 튈에서 승리를 전해들은 뒤 연설했다. 프랑스/AP연합뉴스

프랑수아 올랑드 사회당 후보가 프랑스 대선에서 승리하면서 유럽 정책을 이끌어온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독주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예고된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국) 위기 해결의 큰 틀인 ‘신 재정협약’을 근간으로 하는 긴축 정책의 방향과 내용에 대한 수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올랑드 당선자가 유세 과정에서 재정협약을 재협상하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독일 중도 좌파 성향의 일간지인 쥐트도이체차이퉁은 지난 4일 올랑드 후보가 당선되면 메르켈과의 대립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재정협약이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방안이 확대되는 쪽으로 수정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랑드 후보는 구제금융을 위한 자금이 확보되지 않을 경우 오는 7월 출범 예정인 구제금융 기구인 유로안정화기구(ESM)에 은행 면허를 주는 방안까지 들고 나올 것으로 이 신문은 예상했다.

보수 성향의 일간지 디벨트는 최근 기사에서 올랑드가 당선되면 “재앙이 될 것”이라고 노골적으로 반감을 드러냈다.

디벨트는 올랑드가 독일을 반대하는 유럽의 공동 프로젝트를 주도할 것이고 유럽을 새로운 방향으로 이끄는 운동의 향도를 자처할 것이라며 우려했다.

메르켈이 볼프강 쇼이블레 장관을 차기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회의) 의장으로 앉히려는 계획도 차질이 예상된다고 독일 주간지 슈피겔이 지난 3일 보도했다.

슈피겔은 그동안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왔던 독일의 사회민주당(SPD)이 역동성을 되찾으면서 국내 정치에서도 메르켈에 험로가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사민당의 지그마르 가브리엘 당수는 그동안 독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성장 정책과 금융거래세 신설 등 유럽 정책 관련된 올랑드 후보의 공약을 공개적으로 지지했다.

올랑드의 당선이 메르켈 총리 개인에게는 심각한 도전이라는 점에는 전문가들 사이에 이견이 없다. 다만 양국의 우호 관계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는 게 독-불 관계 전문가들의 시각이라고 독일 언론은 전했다.

올랑드 후보가 선거운동 중 재정협약 재협상을 선언했을 때 메르켈 총리가 강한 거부감을 나타냈지만 이후 재정협약에 관한 두 사람의 거리는 크게 줄어들었다.

귀도 베스터벨레 독일 외무장관은 올랑드 후보의 당선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지자 “역사적인 이벤트”라고 환영하고, 양국의 긴밀한 관계를 위해 노력할 것을 약속했다.

그는 이날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네차이퉁과의 인터뷰에서도 “우리는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신재정협약에 성장 조약을 추가하는 작업을 신속히 착수할 것”이라며 올랑드에 유화적인 제스처를 보냈다.

올랑드 측도 전날 같은 신문을 통해 “우리는 프랑스와 독일 간 우호관계를 뒤흔들만한 것은 없다는 것을 보여줄 것”이라며 양국의 우호 관계에 대한 신뢰를 내보였다.

독일 최대 은행인 도이체방크는 최근 독일 언론에 “지난 30년간 프랑스 사회당의 거시경제정책이 종종 선거 공약보다 훨씬 실용적이었다”면서 “프랑스 정권 교체가 유럽의 위기 대응에 미치는 단기적인 충격은 관리가 가능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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