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대 국회 첫 1년을 책임질 새누리당의 차기 원내지도부 자리를 둘러싸고 쟁탈전이 불붙었다. 원내대표와 러닝메이트인 정책위의장 후보로 남경필-김기현, 이주영-유일호, 이한구-진영 의원이 6일 일제히 출사표를 던졌다. 3파전 구도 속 백중세 양상이다.
지역적으로는 이들 3개팀 모두 ‘수도권-영남’ 또는 ‘영남-수도권’ 조합이다. 4·11 총선에서 열세가 확인된 수도권과 텃밭인 영남을 함께 아우르겠다는 공통 전략이다. 이 때문에 계파색 등 각 팀의 특장점에 따라 최종 결과가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쇄신파의 추대를 받은 5선의 남경필 의원은 76명에 이르는 초선 의원들을 공략하고 있다. 러닝메이트로는 친이명박계의 3선 김기현 의원을 선택, ‘박근혜당’이라는 이미지를 덜어내고 중도, 젊은층에까지 외연을 확대하겠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쇄신파는 당 화합 차원에서 지지를 얻을 수도 있지만 친박(박근혜계)에 비하면 세가 월등히 낮은 상황이다. 또 남 의원이 현재 신임 당대표로 유력한 황우여 의원과 마찬가지로 수도권 출신인 점이 지역 안배에 다소 걸림돌이다.
4선의 이주영 의원은 그의 러닝메이트인 재선 유일호 의원과 함께 친박 성향의 중립 인사로 분류된다. 입법전문가를 자임하는 이 의원은 조세·재정 전문가인 유 의원과 함께 “입법과 재정의 쌍두마차로 대선승리를 이끌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들은 친박계의 전폭적인 지지를 기대하긴 무리지만 중도·친박 인사들로부터 두루 표를 얻을 가능성도 있다.
이에 비해 이한구(4선) 의원은 대표적인 친박 경제통으로, 친박계의 지원이 예상된다. 이 의원은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비서실장 출신이지만 탈박한 진영(3선) 의원와 함께 나서 계파를 아우르는 인상도 줬다는 평가다.
다만 친박계의 의견은 아직 모이지 않은 상태다. 친박계 의원들은 7일 모임을 갖고 당대표와 원내대표 등 새 지도부 선출을 두고 의견을 교환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 친박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대표와 원내대표를 잘 뽑아야 정권재창출이 가능하다는 판단 하에 여러 얘기들이 오갈 것”이라고 했다.
카운터파트인 민주통합당 원내지도부와의 관계도 고려대상이다. ‘정치 9단’이라는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와의 싸움에서 밀리지 않을 정치적 관록과 강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한편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은 9일 의원총회에서 치러진다. 본선에서 과반표가 나오지 않으면 결선 투표를 통해 최종 원내지도부를 선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