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직장인이 살아가는 법

입력 2012-05-08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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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국 서울시 대변인실 팀장

남자 나이 마흔, 웬만큼 세상 물정 알만한 나이다. 직장에서 본인이 얼마 만큼 클 수 있는지, 정글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무엇을 얼마만큼 연마해야 하는지, 처자식에게 어떤 행동과 모습을 보여야 하는지 고민이 많다.

사실 고민없는 나이가 어디 있겠는가? 10대 때에는 대학 진학, 20대 때에는 군대와 여자친구와 취업, 30대는 결혼과 승진, 40대는 집 장만과 자식 교육, 50대는 직장 진로, 60대는 퇴직 이후 등으로 고민은 여지없이 붙어다닌다. '고민'이라는 녀석과 친구가 되었으면 좋으련만 이 녀석은 좀체 떨어질 생각을 하지 않는다.

다양한 인간 생김생김 만큼이나 직장내에는 온갖 시추에이션이 펼쳐진다. 각자의 생각과 업무스타일이 다를 뿐더러 각 부서와 팀의 이해관계가 얽히고 설킨다. 정답이 정해져 있는 것도 아니고 절대권력이 존재하는 것도 아니다. 재벌의 오너 조차 언제 어느 때 불시의 습격을 당해 정치적 사망상태에 돌입할 수 있는 곳이 이른바 '기업'이다.

수없이 많은 변수를 모두 묵살하고 '출세'하는 사람들. 실적과 능력 등의 객관적인 기준도 당연히 고려되어야 겠지만 이에 괘념치 않고 승진할 수 있는 직장인 유형은 대부분 정해져 있다. 출세하는 유형의 1순위는 이른바 '충성형'이다. 서기 2000년대에도 삼국시대 고려시대 조선시대와 마찬가지로 왕과 사장에 대한 충성은 가문의 영광과 직결된다. 사장은 조직의 대표이자 심장이다. 조선의 왕이 종묘사직의 실무책임자이자, 조선백성의 주인인 것 처럼 말이다.

이를테면 사장이 콩을 팥이라고 말하면 팥인줄 알아야 한다는 얘기다. 거기다대고 "어, 왜 콩이 팥입니까? 콩은 콩입니다."라고 반박한다면 일찌감치 진로를 수정해 학계로 진출하거나 현재 주어진 업무에만 충실하는 것이 현명하다. 왜 사장이 콩을 팥이라고 했을까? 내가 지금 달을 가르키고 있는 손가락만 보고 있는 것을 아닐까? 시각의 교정은 그래서 어렵다.

'충성형'을 심화확장시켜 보자. 때가 어느 때인데 드러내놓고 충성을 한단 말인가. 자칫 잘못하면 예기치 않은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충성하는 사람이나 충성을 받는 쪽 모두 도매금으로 넘어간다.

즉 좋은 말도 세번 들으면 화가 나는 것처럼 충성도 드러나지 않게 은근하게 지속적으로 해야 한다는 말이다. 군대에서 흔히 얘기하는 '짜웅'이 대표적인 사례일 것이다.

중대나 연대의 인사과장은 '짜웅'의 달인들, 하다못해 탱크까지 짱박아놓아 유사시 써먹을 준비가 되어있다. 이런 '짜웅' 문화는 때로는 군대를 끈끈한 정이 넘치는 집단으로 인식되게 하는 주요요인이기도 하다.

충성을 제대로 하기위해서는 회사 업무외 상사가 필요로 하고 궁금한 부분은 아무런 조건과 제한없이 노력 봉사해야할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이른바 '심적 경호'다. 상사의 마음이 편안해야 전략적 결단과 업무추진이 효율적으로 진행된다는 명분도 마련되어 있다. 제갈공명이 없었다면 오늘날의 유비 신화가 만들어졌겠는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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