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주요 지수는 그리스의 정정불안에 대한 우려로 하락했다. 다우지수는 전장보다 76.44포인트(0.59%) 하락한 1만2932.09에 거래를 마쳤다. 다우지수는 5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S&P500 지수는 전날보다 5.86포인트(0.43%) 낮아진 1363.72에 끝났고, 나스닥지수는 11.49포인트(0.39%) 떨어진 2946.27에 장을 마감했다.
지수는 그리스 총선 이후 제1당이 된 신민당이 연정 구성에 실패함에 따라 2차 총선에 내몰릴 수 있다는 우려가 부각돼 하락했다. 반면 미국의 경제 지표는 호조된 모습을 보였으나 시장에 별 영향을 주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이틀 전은 프랑스, 전일은 그리스의 정치적 문제로 인해 시장이 조정을 받는 모습이었다.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이들은 이미 예상됐던 악재다. 시장에 단발성 영향만 제공할 뿐 유로존 내에서 합의점을 찾는다면 다시 안정된 모습을 보일 것이다.
그리스와 프랑스 문제로 인해 유로/달러는 60일선을 돌파하는 강한 모습을 보여준 후 1.30달러를 재차 붕괴시켰다. 하지만 1.297달러대에 지지력이 존재하므로 이는 단순한 박스권 형태의 움직임이라 해석하며 큰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것이 옳을 듯하다. 하지만 유로/달러가 월봉상 1.29921을 이탈하면 외국인의 수급이 지금보다 급격히 악화돼 시장이 어려워질 수 있지만 이탈 가능성은 크지 않다.
전일 시장에서는 의미있는 움직임이 두가지가 포착됐다.
첫 번째, 외국인의 선물 환매수가 강하게 유입됐다. 현물에서는 여전히 3000억 이상의 자금이 이탈됐지만 이는 유럽계 은행들의 BIS(자기자본비율) 맞추기와 일부 차익실현 및 안전 자산으로의 자금 이동 등을 고려할 때 그리 염려할 수준은 아니다. 이미 이들은 올해 들어 10조원 가까운 누적 순매수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어제 외국인의 4964계약 선물 매수는 미결제 약정의 감소로 보아 신규 매수가 아닌 이전의 매도분을 청산한 환매수였다. 이에 지난 선물옵션 합성만기일인 3월8일 이후 외국인의 누적 선물 순매도도 8000계약대로 눈에 띄게 감소했다. 결론을 말하자면 시장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던 외국인 세력이 중립적 스탠스로 관점을 바꾸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전일 발생한 외국인의 선물 환매수량은 긍정적 의미를 부여하기에 충분하다.
두 번째, 시장을 이끌던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조정에도 불구하고 화학, 금융, 철강 등의 소외업종과 중소형주에 강한 매기가 몰리며 시장이 상승 마감했다는 점이다. 시장의 매기가 업종별로 분산되었다는 것은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가 서서히 활성화되고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이 모습 또한 삼성전자와 현대차에 따라 휘둘리던 최근 시장의 모습에서 어느 정도는 벗어났다고 이해할 수 있다. 그동안 시장에서 가장 필요했던 모습 중에 하나다.
내일은 국내 증시에 옵션만기일이 도래한다. 메이저의 옵션포지션상 금일과 익일 지수가 1950P 권역으로 한 번 정도는 출렁일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는 이벤트 해소를 위한 단순한 움직임일 뿐 흔들리지 않아도 될 것이다. 이 흔들림이 발생할 시 현금이 여유있는 투자자들은 다음 주의 상승을 겨냥해 단기 매수에 가담해야 할 것이다.
현재 외국인의 수급 상태로 보면 시장을 크게 좋게 볼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 하지만 올해 들어서의 외국인 수급 모델 그리고 유로존 불안감 해소, 미국의 3차 양적완화(QE3), 중국의 긴축완화 정책 등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이벤트가 많다는 점을 상기할 때 시장은 긍정적인 모습을 보일 확률이 높다. 4월과 5월 초중반까지의 이러한 흔들림을 좋은 기회로 활용해야 할 것이다.
김준혁 증권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