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드디어 경기부양 행보를 보이기 시작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12일(현지시간) 은행 지급준비율(지준율)을 오는 18일부터 0.5%포인트 인하한다고 발표했다.
인민은행이 지준율을 인하한 것은 지난해 12월 이후 이번이 세 번째다.
지난해 12월 이전에 인민은행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지준율을 여섯 차례 올리는 등 긴축행보를 보였다.
그러나 경기둔화 현상이 뚜렷해지면서 중국 정부의 긴축정책 완화나 경기부양에 대한 목소리가 커졌다.
인민은행은 지난 2월18일 지준율 인하 이후 3개월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으나 지난달 경제지표가 일제히 부진한 모습을 나타내면서 행동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수출입과 산업생산, 소매판매 등 지난달 지표가 모두 부진했다.
지난달 수출은 전년보다 4.9%, 수입은 0.3% 각각 증가했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인 수출 8.5%, 수입 10.9% 증가를 크게 밑도는 것이다.
산업생산은 전년보다 9.3% 늘어 시장 예상인 12.2%를 밑돌고 지난 2009년 5월 이후 가장 낮은 증가세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소매판매는 14.1% 증가해 역시 시장 전망치인 15.1%를 밑돌고 지난해 2월 이후 최저치를 보였다.
외부 여건도 그렇게 좋지 않다.
그리스 정치불확실성과 스페인 은행권 부실화 우려 등 유럽 재정위기 불안이 다시 커졌다.
그리스는 제3정당인 사회당(Pasok)마저 연립정부 구성에 실패하면서 다음달 2차 총선이 불가피해졌다.
스페인 정부는 전일 은행들에 대손충당금을 300억유로 추가 적립할 것을 지시하는 등 은행개혁안을 발표했다.
미국의 지표도 최근 미지근한 모습을 보였다.
이에 인민은행이 행동에 나설 수 밖에 없게 됐다는 평가다.
실제로 인민은행은 주요 지표가 발표된 다음날인 이날 지준율 인하 방침을 밝혔다.
또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3.4%로 전월의 3.6%에서 하락하는 등 인플레이션 압력이 완화한 것도 경기부양 정책을 펼칠 여지를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