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축의 역습’에 떠는 유럽

입력 2012-05-14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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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대통령 주재 연정 실패, 2차 총선 불가피 ECB 처음으로 그리스 유로존 탈퇴 가능성 언급...스페인 긴축 반대 시위 확산

유럽이 ‘긴축의 역습’에 휘청이고 있다.

‘긴축 혐오증’의 확산과 함께 무정부 상태의 그리스는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국) 탈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독일은 지방선거에서 잇따라 여당이 패배했고 스페인은 긴축 반대 시위로 몸살을 앓고 있다.

카롤로스 파풀리아스 그리스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주재한 연합정부 구성 협상이 별 성과없이 끝났다고 밝혔다.

그리스 제3당인 사회당은 앞서 제1, 2당에 이어 연정 구성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파풀리아스 대통령은 14일 정부 구성 시도를 재계한다고 밝혔지만 이번주 연정에 성공할 성공 가능성은 희박한 상태로 2차 총선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는 2차 총선을 실시할 경우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이 26%의 지지율로 제1당을 차지할 것으로 집계됐다.

그리스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유로존 탈퇴 압박도 거세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그리스의 유로존 이탈 가능성 발언을 금기시하던 유럽중앙은행(ECB)이 처음 공개적으로 이를 거론했다고 보도했다.

패트릭 호노한 ECB 집행위원은 “그리스의 이탈은 유로존을 불안하게 만들겠지만 (여파는) 관리할 수 있다”면서 “치명적이지는 않지만 보기 좋은 상황도 아니다”고 말했다.

ECB의 이같은 입장은 그리스의 이탈에 반대한다며 탈퇴는 유로존의 붕괴로 이어질 것이라는 그동안의 발언과 상반되는 것이다.

유럽연합(EU)의 긴축을 주도하고 있는 독일에서도 여당의 입지는 좁아지고 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기독민주당(CDU)은 이날 최대 선거구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지방선거에서 참패했다.

기민당은 26%의 득표율에 그쳐 지난 2010년 지방선거 당시의 34.6%에서 8.6%포인트 추락했다.

역사상 최저 득표율이다.

기민당과 연정을 구성한 자유민주당(FDP)의 득표율은 8.5%를 나타냈다.

기민당에 맞서 연정을 구성한 사회민주당(SPD)과 녹색당은 득표율이 각각 39%와 12%에 달해 과반수 득표에 성공했다.

메르켈 총리는 내년 9월 총선에서 3선을 노리고 있지만 이번 선거의 참패로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구제금융설이 끊이지 않고 있는 스페인은 반긴축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

수만명의 스페인 시민들은 이날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등 주요 도시에서 정부의 강력한 긴축 조치에 항의하는 시위를 전개했다.

전문가들은 스페인의 청년 실업률이 52%에 이르면서 국민들의 불만이 더욱 고조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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