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풍력산업이 성장정체라는 장애물을 만났다.
세계풍력에너지협회(GWEC)는 지난달 발표한 ‘2011년 글로벌 풍력 보고서’에서 2012~2016년 글로벌 풍력시장이 연 평균 약 8% 성장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GWEC는 매년 신설하는 풍력발전 설비용량을 토대로 성장률을 산출한다.
지난해 풍력시장은 전년 대비 6% 성장했다.
풍력시장이 2008년에 34%, 2009년 45%씩 성장한 것과 비교하면 현재는 성장이 멈춘 것과 다름이 없다는 평가다.
GWEC는 풍력산업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유럽은 재정위기로 앞으로 수년간 성장세가 답보상태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럽의 지난해 풍력발전 용량은 96.61기가와트(GW)로 전 세계 풍력시장의 41% 비중을 차지했다.
유럽과 미국 등 선진국에서 지원금 축소 움직임이 나타난 것이 풍력발전에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는 평가다.
코라도 파세라 이탈리아 산업부 장관은 지난달 “풍력과 태양광 부문에 대한 보조금 지원이 과도한 투자를 불러왔다”면서 “보조금을 점진적으로 줄여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미국에서 풍력발전 세제혜택은 올해 말 종료된다.
민주당 소속의 맥스 보커스 상원의원은 지난 3월 “풍력발전 세제혜택을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일 것”이라며 “영원히 풍력산업을 지원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오는 11월 미국 대선 영향으로 풍력발전 지원 연장 논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상황을 우려하고 있다고 GWEC는 전했다.
지원금 축소 움직임에 풍력산업 투자분위기도 약화하고 있다.
블룸버그뉴에너지파이낸스(BNEF)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글로벌 풍력산업에 대한 자본투자 규모는 161억달러로 전년보다 20% 감소했다.
풍력발전 업체들은 경쟁격화로 인한 실적악화에 허덕이고 있다.
BNEF는 지난해 말 풍력터빈 가격이 메가와트(MW)당 120만달러로 집계를 시작한 2008년 6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세계 1위 풍력발전 터빈업체 덴마크 베스타스는 지난 1분기 순손실이 1억6200만유로(약 2400억원)로 전년보다 두 배 이상 늘었다.
중국의 메이저 풍력발전업체인 시노벨윈드와 골드윈드도 부진한 실적을 보였다.
시노벨윈드의 지난 1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87% 줄어든 5680만위안, 골드윈드는 97% 급감한 618만위안을 각각 기록했다.
이에 따라 업계의 구조조정도 가속화할 전망이다.
베스타스는 올해 전 직원의 10% 수준인 2300여명을 감원할 계획이다.
회사는 또 만일 미국 정부가 세제혜택 연장 의사를 밝히지 않을 경우 미국에서 추가로 1600명을 더 줄일 것이라고 밝혔다.
시노벨의 강타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달 24일 실적 발표에서 “중국 기업들은 통폐합 전까지는 이익을 내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풍력터빈 업체가 80여개 난립해 있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