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달라지지 않았다. 2010년과 2011년에 이어 3년 연속이다. 이번 5월은 예년과 다를 것이라는 전망이 증권가에서 우세했지만 그리스는 이러한 예상에 반발이라도 하듯 글로벌 증시를 끌어내리고 있다.
◇그리스, 유로존 탈퇴 가능성 높아져
그리스가 연립정부 구성에 실패하면서 유로존 탈퇴 가능성이 현실화하고 있다. 카롤로스 파풀리아스 대통령은 제1당인 신민당의 안토니오 사마라스 대표, 제2당인 급진좌파연합(시리자)의 알렉시스 치프라스 대표, 제3당인 사회당(PASOK)의 에반겔로스 베니젤로스 대표, 소수정당인 민주좌파의 포티스 쿠벨리스 대표를 소집해 연정 구성 논의를 위한 대화를 가졌지만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다.
이로써 그리스 연정구성은 좌절됐으며 다음달 17일(이하 현지시간) 2차 총선을 관리하기 위한 임시정부가 16일 출범하게 됐다. 2차 총선을 치를 경우 구제금융에 반대 입장을 나타내고 있는한 시리자가 제2당에서 제1당이될 것이라는 예상에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와 디폴트 선언 우려가 커지고 있다.
15일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도 “그리스의 재정 약속이 지켜지지 않으면 이에 따른 적절한 검토가 이뤄질 것”이라며 “추가적인 자금지원이나 기간 연장될 수 있으며 혹은 유로존 탈퇴를 위한 메커니즘이 나올 수 있다”고 말해 유로존 탈퇴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우려가 커지면서 글로벌 증시에 부담을 주고 있다. 15일 스톡스유럽600지수는 0.7% 하락한 245.76를 기록해 지난해 12월30일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영국 런던증권거래소 FTSE100지수는 0.51%(27.90포인트) 하락한 5437.62로 거래를 마쳤고, 프랑스 파리거래소 CAC40지수는 0.61%(18.72포인트) 내린 3039.27, 독일 프랑크푸르트증권거래소 DAX지수는 0.79%(50.91포인트) 떨어진 6401.06으로 장을 마쳤다. 스페인 IBEX지수는 1.60%, 이탈리아 MIB지수도 2.56% 하락했다.
미국증시 역시 다우존스지수가 전날보다 63.35포인트(0.5%) 하락한 1만2632.0으로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7.69포인트(0.57%) 내린 1330.66, 나스닥종합지수는 8.82포인트(0.30%) 떨어진 2893.76을 기록했다.
◇그리스 불안 지속…저가매수세도 유입될 듯
그러나 증시전문가들은 그리스가 유로존에서 탈퇴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지형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리스 국민 다수가 아직까지 유로존 잔류를 원하는데다 유로존 탈퇴로 그리스가 치러야 할 비용이 크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이어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에 따른 글로벌 금융시장에서의 안전자산 선호현상에 대해서는 “그리스 정정불안은 새로운 악재라기보다는 3년간의 긴축정책 시행으로 인한 누적된 불만이 표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병현 동양증권 연구원도 “현재 국내 증시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8.5배 수준”이라며 “지난해 8월 저점인 7.9배와 12월 8.3배에 근접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대비 증시 여건이 양호해 코스피지수가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했다.
조 연구원은 이어 “미국 등 경기 상황이 기존에 비해 크게 악화됐다고 보기 힘들고 유로존 정책적 의사결정 과정이 파국으로 치달을 가능성도 극히 제한적”이라며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논란은 구제금융 조건 이행 확약 등을 위한 압박 카드일 가능성이 높다. 현지 여론조사 결과 그리스 국민들의 78%가 유로존 탈퇴를 원하지 않고 정치권에서도 제 1~4당까지 모두 유로존 탈퇴에는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