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만에 집권한 프랑스의 좌파 정부에서 한국계 입양인 출신 플뢰르 펠르랭(38·한국명 김종숙)이 중소기업·디지털경제장관에 발탁됐다고 TF1 TV 등 프랑스 언론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선진국 정부에서 한국계 입양인이 장관직에 오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신임 대통령은 이날 장-마르크 애로 총리의 제청을 받아 로랑 파비우스(65) 전 총리를 외무장관에, 피에르 모스코비치(54) 대선 선거본부장을 재무장관으로 임용하는 내용의 정부 구성을 발표했다.
펠르랭 장관은 이번 대선에서 사회당의 문화·방송·디지털경제 전문가로 활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1973년 한국에서 태어난 지 6개월 만에 프랑스로 입양됐고, 상경계 그랑제콜인 에섹(ESSEC)·파리정치대학(시앙스포)·국립행정학교(ENA) 등 최고 명문학교들을 거쳤다.
이후 감사원에서 문화·시청각·미디어·국가교육을 담당하면서 사회당 대선캠프에서 올랑드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일해왔다.
펠르랭 장관은 한국의 초고속 통신망과 디지털 경제 시스템, 기술혁신 등에 대한 재정 지원 시스템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올랑드 대선 캠프에서 정책을 담당했던 미셸 사팽(60)은 노동장관에 기용됐고 사회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3위에 올라 차세대 주자로 자리매김한 아르노 몽트부르(48)는 산업장관에 임명됐다.
녹색당의 세실 뒤플로(37) 대표는 국토주택장관에 임용됐다.
내무장관에는 마뉘엘 발(49) 선거본부 대변인, 교육장관에는 뱅상 페이옹, 국방장관엔 장-이브 르 드리앙(64)이 각각 발탁됐다.
선거본부 대변인을 맡았던 나자트 발로 벨카셈(34)은 여성권익장관 겸 정부 대변인으로 임용됐다.
올랑드 대통령은 이날 정부 구성에서 남성 17명과 여성 17명 등 동수의 장관을 임명해 자신의 대선 공약을 이행했다.
전문가들은 올랑드의 정부 구성에 온건 내각이 구성됐다고 평가했다.
총리 물망에 올랐던 마르틴 오브리 사회당 대표는 입각하지 않았다.
한편 다음달 10일과 17일 실시되는 총선 결과에 따라 좌파 연립정부가 구성되면 일부 장관이 교체될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녹색당의 2인자로 또 다른 한국계 입양인 출신 장-뱅상 플라세 상원의원의 입각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