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 경제학, 요건 몰랐지?]"강좌 끝나면 쇼핑하고 가세요"

입력 2012-05-18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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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센터가 꼭대기에 있는 이유

백화점의 문화센터(아카데미)는 왜 항상 맨 꼭대기에 있을까. 인기 점포의 경우 회원수가 1만여명에 달해 일평균 수천명이 방문을 하는데 1층에 있으면 가는 고객들도 편하고 백화점도 관리하기가 쉬울텐데 국내 모든 백화점의 문화관련 시설은 맨 꼭대기에 위치해 있다. 이러한 사실을 한번이라도 궁금해본 당신이라면 이미 백화점 곳곳에 숨어있는 백화점의 기막힌 상술을 눈치챘을 것이다.

▲신세계백화점 의정부점 9층에 위치한 아카데미(문화센터)에는 일평균 1000명 이상의 고객이 방문하고 있다.
백화점의 모든 곳에는 소비자들이 쉽게 생각하지 못하는 상술 전략이 숨어있다. 층간 구성부터 브랜드 구성 등 모든 것에는 매출을 극대화하기 위한 백화점들의 노력이 깃들어있다는 것. 특히 지난해 백화점 매출을 분석한 결과 이같은 백화점 상술이 매출증대를 가져오면서 ‘샤워 효과’,‘파레토 법칙’, ‘립스틱 효과’ 등 백화점 특유의 경영법칙이 뚜렷한 것으로 나타났다.

백화점은‘샤워효과’마케팅을 펼친다. 샤워 효과는 백화점 가장 높은 곳에 문화센터나 갤러리, 공연장, 스포츠센터를 만들어 회원을 모집, 이들이 백화점을 내려가며 쇼핑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을 말한다. 신세계백화점을 비롯해 현대백화점, 롯데백화점 대부분 모든 점포의 맨 꼭대기에 영화관, 문화센터, VIP룸 등이 위치해 있다. 갤러리아타임월드점에서도 가장 많은 고객이 이용하고 있는 스포츠센터는 맨 꼭대기에 있다. 10층 문화센터 전체 회원수는 8000명으로 일 1000명 이상이 매일 백화점을 찾고 있어 매출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게 회사 측 설명이다.

최근 오픈한 신세계백화점 의정부점에 아카데미에 등록한 지수연(32세·여)씨는 “강좌가 끝나고 집에 돌아갈때 자연스럽게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하게 되는데 그렇게 되면 꼭 어느 한층에는 멈춰서 아이쇼핑(눈으로만 구경)만 한다는 게 어느새 손에 물건이 들려있다”고 설명했다.

파레토 법칙도 백화점이 좋아하는 마케팅 기법이다. 파레토 법칙이란 1900년대 초 이탈리아의 경제학자 빌프레도 파레토가 ‘이탈리아 인구의 20%가 이탈리아 전체 부의 80%를 가지고 있다’며 상위 20%의 소득이 전체 소득의 80%를 넘는다는 것을 증명한 경제학 이론이다.

백화점은 돈 많은 20%의 VIP를 위해 고급 매장을 만들고 잘 팔리는 물건을 집중적으로 진열한다. 갤러리아백화점 타임월드점 관계자는 “2011년 백화점 매출고객과 전체 매출액 분석 결과 상위 20%인 VIP 고객의 매출액이 전체 매출액의 60%를 넘는 등 파레토 법칙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VIP들을 위한 서비스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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