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PC업체 휴렛팩커드(HP)가 직원을 2만5000명에서 3만명 감축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전 직원의 약 8%에 달하는 규모이다.
감축 인원에 대한 공식적인 발표는 다음주 회사의 분기 실적 발표 때 이뤄질 예정이다.
이번 감원은 HP가 부진한 실적을 만회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HP는 지난 2010년 직장내 성추행 문제로 사임한 마크 허드 전 최고경영자(CEO) 이후 레오 아포테커를 거쳐 멕 휘트먼 현 CEO가 부임하기까지 끊임없이 혼란을 겪었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로 시장의 주도권이 넘어가는 변화에 대처하지 못해 실적도 부진했다.
HP는 지난 회계 1분기(지난해 11월~올해 1월) 순이익이 14억6800만달러로 전년보다 44% 급감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7% 줄어든 300억달러를 기록했다.
주력 사업인 PC와 프린터사업이 부진한 영향이다.
회계 1분기에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PC 판매는 전년보다 25%, 프린터는 15% 각각 줄었다.
그 동안 HP는 비용을 줄이는 등 경영개선을 위해 꾸준히 감원을 실시했다.
허드 전 CEO는 지난 2005년 취임하자마자 당시 회사 인력의 약 10%에 달하는 1만4000여명을 감원했다.
그는 또 2008년 HP가 컨설팅업체 일렉트로닉데이타시스템을 인수한 후에 2만4600명을 감원했다.
2010년에는 서비스 부문에서 9000명을 추가로 감원했다.
ISI그룹의 브라이언 마셸 애널리스트는 “HP의 비용 구조는 현재 실적과 맞지 않았다”면서 “이번 조치는 회생을 위한 첫 걸음”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