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만난 모 증권사의 임원은 내년부터 예탁결제원이 부과하는‘해외주식 결제, 예탁 수수료 신설’ 때문에 부담이 크다고 하소연했다.
내용인즉슨 예탁결제원이 감사원 지적으로 지난 18년간 증권사 대신 대납하던 해외주식 결제 수수료를 2013년부터 단계별로 3단계에 걸쳐 부과한다고 밝힌 것.
예탁결제원이 부과한다고 밝힌 해외주식 결제수수료는 각 나라별로 규모에 관계없이 1번 거래시 최저 2달러에서 50달러가 매겨지고 매 월 보관료 개념의 예탁수수료도 최저 1.1bp에서 20bp까지 부과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각 증권사가 영위중인 해외주식사업부의 적자는 대형 증권사들의 경우 무려 매년 -10억원 규모다. 통상 해외주식중개는 성과 추구보다는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이뤄지다 보니 인건비 등 아직까지 배보다 배꼽이 더 큰 형편인 것.
일부 해외주식과 해외채권중개만 위주로 사업을 영위중인 신생사의 경우 증권사 존립 자체마저 위협받고 있다. 사업 초기다 보니 고객 서비스 차원에서 적자를 감내하고 사업을 영위중인데 난데없는 수수료 신설로 고액자산 고객들의 눈밖에 날까 전전긍긍 중이다.
증권업계가 원하는 한목소리는 누적되는 해외주식 사업 적자 사정을 고려해 사정이 나아질때 까지 2~3년간 더 유예해달라는 요구다.
A증권사의 해외주식영업 관계자는 “예탁원에선 수수료가 신설돼도 결국 수익자부담이 원칙이라며 고객들에게 전가 시키라고 하지만, 업계 입장에선 주식양도세까지 무는 고객들에게 수수료까지 내게 하는건 무리”라며 “내년부터 당장 3년에 걸친 3단계 말고 5~6단계로 유예해주길 간절히 원한다”고 말했다.
이같은 업계의 지적에 예탁원은 “고객들의 양도세 부과 부담 탓에 예탁원이 계속 대납해줄 수 없다”며 “투자자들이 내야 할 부분을 정상화 시키기 위한 방안”이라고 맞서고 있다.
지난 4월말 증권유관기관들이 국내증권 거래수수료를 20% 인하해 고객들의 부담을 줄여준다고 한 지 한달도 채 안 지났다. 앞에선 수수료를 내려 투자자들의 부담을 줄여주자면서 뒤에선 새로운 수수료로 투자자들에게 부담을 전가시키려는 꼼수에 증권사들의 한숨 소리가 귓가를 맴돈다.
일관성 없는 금융당국과 증권유관기관의 조치에 증권업계는 물론 투자자들의 신뢰도 점차 희석 될까봐 우려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