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소중한 사람에게 1년 후 메시지가 전달된다”

입력 2012-05-20 11:01 수정 2012-05-20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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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천명의 ‘아름다운 강산’ 합창 장면 장관SK텔레콤 기업관 ‘행복 구름관’에 관람객 관심 집중

지난 18일 찾은 ‘2010 여수 세계박람회’장.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인산인해를 이룬 가운데 국내 주요기업들이 마련한 기업관 인근으로 관람객들이 발걸음을 재촉했다.

특히 그물이 건물 외부 전체를 덮은 특이한 형태의 외관을 이루고 있는 SK텔레콤 관에는 벌써부터 사람들의 입소문이 퍼져, 많은 관람객들이 전시장 외부에 장사진을 펼쳤다.

오랜 기다림 끝에 입장한 전시관 내부는 그야말로 최첨단 디지털 기술의 향연이 펼쳐졌다.

1층에 마련된 스마트헬스. 스마트러닝, 스마트 카 등 최첨단 기술과 생활이 결합된 생활체험 공간에서는 통신기술과 일상생활의 접목이라는 콘셉트로 이뤄졌다.

모바일로 측정된 혈당, 혈압, 체열 등 건강정보를 상담원과 원격을 상담하고 알맞은 식단정보까지 제공받을 수 있었다.

특히 사람들의 관심이 집중된 곳은 스마트 카. 빨간 색의 렉서스 컨버터블에 설치된 스마트 카 기술은 원격으로 차량의 상태와 고장여부를 알 수 있으며, 시동과 도어 개폐, 침입, 견인 등 돌발상황 발생시 상황을 알려주는 감지역할도 하게 된다.

▲여수 엑스포 'SK텔레콤 행복구름(we_cloud)관'을 찾은 한 관람객이 한계륜 작가의 미디어 아트 작품 '타임 얼라이브'를 체험하며, 1년 후에 전달되는 음성편지를 남기고 있다.(사진제공=SK텔레콤)
2층에 마련된 ‘타임 얼라이브’ 전시관에 들어서는 관람객들은 설치된 조형물을 보자마자 “와~”라며 탄성을 자아냈다.

‘타임 얼라이브’는 한계륜 작가가 설치한 작품으로 소라고동을 모티브로 해서 나무로 제작된 시계 모양의 타임캡슐이다.

관람객들은 타임캡슐에 장착되어 있는 스마트폰을 이용해 자신에게 또는 가족, 연인, 친구 등 소중한 사람에게 음성편지를 보낼 수 있다. 이 음성편지는 타임캡슐이 간직하고 있다가 1년의 세월이 지난 후에 전달된다.

소라고동 형태의 타임캡슐 앞에 관람객이 서면 조명이 켜지면서 시계 바늘이 돌아간다. 음성 녹음을 마치면 타임캡슐은 1년 후에 전달할 것을 약속하며 위로 올라간다.

하루가 다르게 기술이 발전하고 지체 없이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것에 익숙한 상황에서, ‘타임 얼라이브’를 체험한 관람객들은 처음에는 쑥스러웠지만 1년 후에 전해지는 메시지를 녹음하며 숙연함을 느낀 소중한 경험이었다고 전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1년 후에 소중한 누군가에게 전달될 음성편지를 녹음하기 위해 차분히 생각을 하는 동안, 최첨단 ICT 기술이 가져올 미래는 따뜻한 인간적인 감성과 함께 발전되어야 한다는 SK의 가치에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전시장 안내를 담당하는 안내원은 “처음에는 관람객들이 ‘타임 얼라이브’ 체험을 쑥스러워 하지만 현지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현재 하루 1000명 이상의 관람객들이 직접 참여해 음성편지를 남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렇듯 첨단 디지털 시설에서 따뜻한 인간의 감성을 느낀 것도 잠시, 3층에 마련된 ‘뷰티플 스케이프’에서 그 감성이 절정에 이를 수 있었다.

▲여수엑스포 'SK텔레콤 행복 구름' 3층에 위치한 초대형 4면체 영상관 '뷰티플 스케이프'에서 관람객들이 편안한 자세로 이준익 감독의 영상작품 '아름다운 강산'에 몰입하고 있다.(사진제공=SK텔레콤)
SK텔레콤관 3층에는 초대형 4면체 영상관에서는 영화 ‘왕의 남자’의 이준익 감독이 연출한 1000명이 함께 부른 ‘아름다운 강산’의 뮤직비디오가 상영된다.

사방을 뒤덮은 가로 15m, 세로 10m의 커다란 스크린에는 우리 이웃들의 얼굴이 담긴 수십, 수백개의 분할된 영상들에서 ‘아름다운 강산’을 부르는 모습이 나온다.

특히 ‘아름다운 강산’의 원작자인 신중현 씨의 세 아들인 신대철(기타), 신윤철(기타), 신석철(드럼) 씨가 가수 박정현 씨와 함께 아버지의 곡을 연주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SK텔레콤 관계자는 “뷰티플 스케이프 제작팀은 지난 1년간 ‘사투’라는 표현이 적절할만큼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며 “전국을 돌며 사람들에게 헤드폰을 씌우고 마이크에 그들의 노래를 담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노래 화면 중간중간에는 소설가 이외수 씨와 같은 유명인사부터 홍대 앞 길거리 밴드, 경운기를 타고 가는 노부부, 출가한 지 20년이 넘은 스님, 외국인 등 각양각색의 삶이 담겼다.

회사 관계자는 “두 달여만에 1차 편집본을 완성하고 수정을 거쳐 엑스포 개막 한 달 전에 최종본이 나왔지만 음향 문제로 100% 재편집을 하는 아픔도 겪었다”고 후일담을 전했다.

영상 마지막 부분에 1000여명이 함께 “아름다운 강산~”이라고 떼창을 하는 장면에서는 누구먼저 할 것 없이 ‘아름다운 강산’을 따라부르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했다.

광주에서 왔다는 한 관람객은 “소름이 돋을 정도의 감동을 느꼈다”며 “아직 다 엑스포를 관람하지는 못했지만, ‘뷰티플 스케이프’는 이번 엑스포 ‘베스트 콘텐츠’ 중의 하나일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SK텔레콤 관에는 현대 도시의 야경과 고전을 상징하는 수목화가 접목된 ‘픽처 얼라이브’, 일제 강점기에 노역자들이 건설한 여수 마래터널을 형상화 한 반원형태의 곡면 거울의 방인 ‘휴먼 얼라이브’ 등 첨단의 기술 속에서 따뜻한 아날로그 감성을 느낄 수 있는 다채로운 볼거리가 마련돼, 오랜 기다림이 아깝지 않다는 느낌을 전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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