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광청 中 탈출…환영·보복 우려 엇갈려

입력 2012-05-20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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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시각장애인 인권운동가 천광청이 19일(현지시간) 예상보다 빨리 중국을 떠나 미국에 도착했다는 소식에 그를 지지했던 중국 내 인사들은 대부분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그러나 동시에 중국에 남은 천광청 친지들의 안위를 걱정하는 등 복잡한 심경을 드러내기도 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0일 보도했다.

천광청의 탈출을 도왔던 여성 인권 운동가 허페이룽은 “천광청이 자유를 얻을 수 있도록 돕고 싶다는 내 희망이 실현돼 기쁘다”라고 말했으나 중국 당국의 보복도 우려하고 있다.

천광청의 친구 텅뱌오도 “천광청과 그의 가족들이 더 안전한 환경에 있을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말했다.

그러나 천광청의 조카 천커구이에 대해서 “걱정된다”며 “다른 문제에 관해서는 내가 언급할 형편이 못된다”고 말했다.

천커구이는 지난달 26일 갑작스레 자신의 자택에 침입한 사복 경찰에 대해 위협을 느끼고 칼로 찌른 후 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현재 ‘고의 살인’혐의로 체포된 상태다.

천광청이 2006년 재판받을 당시 그를 변호했던 리진숭 변호사도 출국을 환영했다.

그러나 “천광청에게 부당한 대우를 했던 산둥성 관리들이 법에 따라 처리된 뒤 중국을 떠날 수 있었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천광청의 지지자들 역시 중국 당국의 출국 결정을 반겼으나 일부에서는 갑작스러운 출국 결정 배경에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

인권운동가 모즈쉬는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에 “중국 당국은 톈안먼시위 23주년인 6월 4일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에 천광청을 출국시켰을 것”이라면서 “언론 보도가 빠르게 줄어들면서 이번 사건의 영향 역시 빠르게 줄어들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한편 천광청이 앞으로 중국에 돌아올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많은 이들이 의문을 가지고 있다.

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의 펠림 킨 선임 연구원은 “천광청과 가족들을 비행기에 태우는 것은 이번 사건에서 가장 쉬운 부분이었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국제법에 따라 천광청의 귀국을 보장하는 것이 이번 일에서 더 어렵고 장기적인 문제가 될 부분”이라고 말했다.

미중 관계 전문가들은 천광청 사건의 처리는 미국과 중국이 민감한 문제를 다루는 데 있어 더 능숙해졌음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스인훙 중국 런민대 교수는 “그런대로 괜찮은 해결책이었다”며 “그러나 천광청 사건이 어떤 경향을 형성하기보다는 개별 사건에 그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그는 “미중경제전략대화 직전이라는 민감한 시기에 이번 사건이 터진 것을 두고 중국 학자들이 중국의 내정 문제에 대한 미국의 의도에 대해 의심스러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천광청 사건은 미국이 중국의 인권 문제만 주시하는 게 아니라는 것을 보여줬다”며 “미국은 가장 높은 수준에서 중국 정치에 영향을 미치려 하기 때문에 우리 지도부가 방심하면 안 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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