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돈의 맛' 칸 영화제 수상 가능한 4가지 이유 분석

입력 2012-05-21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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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가 ‘어벤져스’ 천하에 종지부를 찍은 영화 ‘돈의 맛’(감독 : 임상수, 제작 : 휠므빠말)이 지난 16일 개막한 프랑스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서의 수상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는 ‘돈의 맛’ 수상 가능성 요인을 분석한다.

◆ 임상수 감독, 전작 ‘하녀’ 이어 2년 연속 경쟁부문 진출

2005년 ‘그때 그 사람들’로 비경쟁부문 감독주간 진출, 2010년 ‘하녀’로 경쟁부문에 공식 초청 받은 임 감독이 ‘돈의 맛’으로 다시 한 번 칸 영화제에 도전한다.

칸 영화제 공식 경쟁부문 진출작은 황금종려상, 심사위원대상, 감독상, 남우주연상, 여우주연상, 각본상 등의 주요한 부문에 노미네이트된다. 임 감독은 2010년 ‘하녀’로 경쟁부문에 초청돼 칸에서 수많은 화제와 관심을 불러 모았으나 무관에 그친 바 있다. 그는 이번 ‘돈의 맛’을 통해 훨씬 더 직관적인 시선과 완성도 높은 연출력으로 한국 사회의 이면을 그려내며 전작을 뛰어넘는 ‘명장의 경지’에 올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2년 연속 경쟁부분 초청 사실은 임 감독에 대한 칸의 애정과 관심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할 수 있다.

◆ 칸 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 ‘돈의 맛’ 극찬

영화제 집행위원장 ‘띠에리 프레모’는 제65회 칸 국제 영화제 경쟁부문 진출작을 발표하며 일찌감치 임 감독과 ‘돈의 맛’에 대한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경쟁부문 초청작을 언론에 발표 하는 자리에서 “클래식한 미장센으로 의심의 여지없이 올해 칸 영화제 공식 선정 영화중 가장 훌륭한 미장센으로 확신한다. 임 감독의 카메라 작업은 전통적인 기법을 고수 했는데 이것이야말로 대단히 훌륭한 것으로 평가된다”며 ‘돈의 맛’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직접적으로 피력했다.

이것은 매우 이례적인 사례로써 매 작품마다 ‘돈’과 ‘섹스’ 라는 화제성이 높은 소재를 다루며 사회에 대한 통렬한 비판과 주제의식을 담아왔던 임 감독의 영화가 전 세계인들에게 동시대적인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작품이라는 데 이견이 없단 증거이기도 하다.

◆ 폐막 하루 전 공식 프리미어 상영

‘돈의 맛’이 유독 영화인들의 관심을 모으는 이유는 공식 상영 일정이 이전 초대받던 한국영화들과 다르기 때문이다. 경쟁부문에 초청된 작품들 중에서 영화제 진출에 의의를 두게 된 작품들의 상영 일정은 영화제 개막과 함께 순차적으로 이뤄진다.

그러나 ‘돈의 맛’ 경우엔 다르다. 폐막식 하루 전인, 칸 현지 시각 5월 26일 밤 10시로 공식 상영 일정이 잡혀있다. 이는 수상 가능성을 염두에 둔 비 유럽권 초창작품들에 대한 칸 영화제 측의 배려로 해석되고 있다. 2010년에 이미 칸은 임 감독과 그의 영화 ‘하녀’에 큰 관심을 보인 바 있고, 그 작품의 연장선에 있는 ‘돈의 맛’도 현재 한국사회를 심도 있게 다루고 있고 영화의 상업적인 측면만큼이나 작품이 갖는 메시지에서도 칸 영화제 취지에 더할 나위 없이 잘 어울리는 작품으로 분류되고 있다.

◆ 난니 모레티와 임상수의 공통점

제65회 칸 영화제 심사위원장으로 발탁된 난니 모레티 감독과 임 감독의 공통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난니 모레티는 작가, 감독, 배우 등 다방면으로 출중한 재능을 지닌 이탈리아 출신 감독이다. 이탈리아 영화계에선 네오리얼리즘의 선봉자로 불리는 그는 권력을 남용하는 자국 관료들에 반기를 들고 부정부패를 일삼는 정부에 반해 정치적인 활동을 왕성하게 하는 인물로 유명하다.

그의 이런 사회변혁에 대한 열망은 임 감독이 자신의 영화에서 표현하는 그것과 매우 흡사하다. 충무로에서 가장 센세이셔널한 감독으로 불리는 임 감독은 매 작품마다 돈과 섹스, 권력과 사회의 부조리한 면들에 대해 가감 없이 그의 생각을 담아냈고 그것을 담아내 왔다.

그런 면에서 임 감독의 일곱 번째 작품이자 칸 영화제 3번째 진출작 ‘돈의 맛’이 난니 모레티 심사위원장에게 평가를 받는다는 것은 매우 특별하다. 두 감독에겐 사회에 대한 통렬한 비판과 강한 자아의식의 투영이란 시대와 국경을 초월한 공통분모가 있다. 결국 ‘돈의 맛’은 난니 모레티 심사위원장에게 동양에서 건너온 매우 흥미로운 작품으로 비춰질 가능성이 높을 수 밖에 없다.

지난 17일 국내 개봉과 함께 최고의 오프닝 스코어로 포문을 연 영화 ‘돈의 맛’이 칸 영화제에서 어떤 평가를 받을지에 아시아권 영화의 관심이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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