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진당 혁신비대위, 이석기·김재연 출당키로

입력 2012-05-21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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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진보당 혁신비상책위원회는 이석기·김재연 비례대표 당선자를 출당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두 당선자가 당적으로 옮기고, 당내 새로운 비상대책위원회가 출범하면서 진통이 예상된다.

통진당 혁신비상책위원회는 21일 오전 10시 국회에서 혁신비대위를 열고 비례대표 사퇴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이석기·김재연 당선자의 출당 안건을 논의할 예정이었다. 혁신비대위가 제시한 마감시간을 지키지 않아 이석기·김재연 당선자의 출당안이 가결될 가능성이 높았다.

이석기 당선자는 혁신비대위를 인정하지 않는 상태다. 이 당선자는 “당원의 의견에 따라 사퇴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어 출당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런 가운데 검찰이 이날 오전 8시30분쯤 중앙당사 등 4곳을 전격 압수수색하면서 혁신비대위가 열리지 못했다. 이정미 대변인은 “오후에 혁신비대위를 다시 열어 이 문제에 최종 결론을 내릴 예정”이라며 출당을 오늘중으로 결정할 예정임을 시사했다.

반면 출당 조치의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두 당선자가 이미 당적을 옮기면서 출당조치에 대응책을 마련해 놓았기 때문이다. 더욱이 지난 20일 ‘당원비상대책위원회’(당원비대위)의 출범으로 혁신비대위와 사사건건 부딪칠 것으로 예상된다.

당헌·당규에 따르면 출당조치는 중앙당기위원회에서 재적 위원의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의결한다. 당기위에 제소만 되면 통과할 가능성이 높다. 당기위 내 신당권파 지분이 60% 이상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중앙당기위에 제소되기 이전의 과정이다. 각 시·도 당기위에서 제소장을 제출하고 심의 의결해야 하는데, 이석기·김재연 당선자는 당적을 서울도당에서 경기도당으로 변경해 놓은 상태다.

경기도당은 경기동부연합이 장악했기에 제소 자체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본인이 결과를 거부하고 항소하면 2심까지 가야 하기에 국회 개원 이전에 출당 조치가 마무리되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

출당 조치가 단행되더라도 의원직을 박탈하기도 힘들다. 현행법 상 당선자나 국회의원은 출당조치가 내려져도 본인의 의지가 반영된 사퇴가 아니면 당선자 신분이나 의원직이 계속 유지할 수 있어서다.

이런 상황에서 당원비대위가 혁신비대위와 설전을 벌일 예정이어서 출당 조치를 실현하기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당원비대위는 조준호 전 공동대표가 발표한 진상조사보고서를 ‘허위’와 ‘날조’라고 비판하면서 별도의 진상조사와 함께 당원 공청회와 토론회를 개최할 계획이다.

이날 통진당 조윤숙 비례대표 후보는 국회 정론관에서 “총체적 부정과 부실로 스스로를 낙인찍은 진상조사보고서의 진실규명이 먼저”라며 “그 후 혁신 과정에서 사퇴를 포함해 필요한 희생은 받아들이겠다. 상황 논리에 떠밀려 사퇴권고를 받고 출당까지 거론되는 상황은 동의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이석기 당선인측은 “비례대표직은 당원들이 선택한 것이기 때문에 당원의 뜻에 따라야 한다”며 “대의기관이 아닌 중앙위원회 결정으로 구성된 혁신비대위가 내린 권고에 따를 필요가 없다”고 반발했다.

한편 혁신비대위는 당원비대위 측에 “비대위라는 이름을 쓰지 말 것”을 주문했다. 이정미 대변인은 “당의 공식 기구가 비대위 명칭을 쓰고 있는 만큼 명칭을 바꿔야 한다”고 밝혔고, 혁신비대위는 당원비대위에 참여하는 당선자나 주요 당직자를 당기위에 제소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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