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애플의 최고경영자(CEO)들이 미국 법원의 중재로 특허소송을 마무리짓기 위한 이틀간의 합의에 들어갔다고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현지언론이 보도했다.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과 팀 쿡 애플 CEO는 이날 오전 직접 대면해 대화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협상장소로 알려진 미 캘리포니아 북부지법 샌프란시스코 법원 청사에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들이 모처에서 합의를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했다.
양측이 합의장소를 법원이 아닌 다른 장소로 해줄 것을 법원에 요청하고 중재 판사가 이를 허락할 경우 장소를 변경할 수 있다.
이번에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삼성과 애플의 특허분쟁 건 관련 재판은 오는 7월 말 캘리포니아 새너제이 법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애플과 삼성은 지난해 4월 이후 전 세계 10여 국에서 30여건의 특허소송을 진행 중이다.
애플은 삼성의 스마트폰과 태블릿PC 등 모바일 기기가 자사의 디자인과 사용자환경 등을 도용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삼성도 이에 맞서 애플이 삼성의 통신 관련 기술 특허를 침해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삼성은 매출 기준 세계 1위 정보·기술(IT) 기업이나 애플도 순이익면에서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등 호각지세를 이루고 있다.
양사는 모바일 기기에서는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으나 애플은 메모리칩과 LCD 패널 등 주요 부품을 삼성으로부터 구입하는 메이저 고객이기도 하다.
애플은 양사 CEO의 합의 시도가 이뤄지고 있는 중에도 이날 삼성의 태블릿PC 갤럭시탭 10.1에 대한 판매금지를 다시 요구하는 등 공세를 늦추지 않았다.
앞서 애플은 지난해 새너제이 법원에 이와 비슷한 소송을 걸었으나 재판을 담당하고 있는 루시 고 판사는 같은 해 12월 이를 기각했다.
워싱턴의 미국 연방순회항소법원은 지난 14일 갤럭시탭 10.1 판매금지 가처분 신청건에 대해 재검토를 지시했다.
애플은 이에 따라 특허전쟁에서 보다 유리한 입지에 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