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세계의 공장을 넘어 문화대국으로의 도약을 노리고 있다.
중국 다롄 완다그룹이 미국 영화관 체인 AMC엔터테인먼트홀딩스를 26억달러(약 3조원)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고 2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이번 인수는 중국 기업이 미국 엔터테인먼트산업의 심장부에 진입하는 것은 물론 완다가 세계 최대 영화관 체인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고 FT는 설명했다.
AMC는 북미 2위 영화관 체인으로 346개 멀티 영화관을 보유하고 있다. 스크린 수는 5000개가 넘는다.
완다는 추가로 5억달러를 AMC에 투자해 3D 영화 등 최신 기술을 확대하고 AMC의 채무도 줄이기로 결정했다.
완다그룹은 부동산과 엔터테인먼트, 여행 등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으며 중국 전체 박스오피스 중 15%의 비중을 차지하는 중국 최대 영화관 체인이다.
완다그룹은 오는 2015년까지 중국 스크린 수를 현재의 730개에서 2000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왕젠린 완다그룹 회장은 “이번 인수는 완다가 세계 2대 영화시장인 중국과 미국에서 교두보를 확보해 글로벌 영화 체인으로 발돋움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밝혔다.
게리 로페즈 AMC 최고경영자(CEO)는 “우리 사업을 열정적으로 지원해 줄 새로운 주인을 갖게 된 것을 환영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현재 3만9500여개의 스크린을 보유하고 있는 세계 최대 영화시장이다.
중국은 지난해 말 기준 9200여개의 스크린을 보유하고 있으며 하루에 평균 8개의 스크린이 추가되는 고성장 영화시장이다.
이번 인수는 중국 정부가 문화산업 육성 의지를 거듭 밝히고 있는 가운데 이뤄져 주목된다.
중국 정부는 오는 2015년에 스크린 수를 2만개, 2040년에는 4만개까지 각각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할리우드도 중국과의 연계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쿵푸팬더’와 ‘슈렉’등을 제작한 드림웍스는 올해 초 상하이 둥팡미디어그룹, 화런문화산업투자캐피털 등과 함께 상하이에 합작영화사를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외화 수입에 대한 엄격한 규제도 완화하고 있다.
시진핑 중국 부총리의 지난 2월 미국 방문 당시 기존 연 20편이었던 스크린쿼터(외화 상영 편수 제한)를 34편으로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추가로 늘어난 14편은 아이맥스 영화로 제한했는데 이는 최첨단 영화기술의 도입을 촉구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