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일본 전자업계가 생산라인 다중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도시바 소니 등 대형 전자업체들은 한 생산라인에서 같은 인력이 여러 품목의 제품을 만드는 혼합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자동차 업계에서 유행하는 방식을 응용한 것으로 설비투자를 억제하면서 수급 변동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다.
예를 들면 세탁기 공장에서 LCD TV를 생산하는 식이다.
신문에 따르면 도시바는 인도네시아에서 LCD TV를 증산하는데 세탁기 공장 건물을 활용하기로 했다.
도시바는 올여름 완공을 목표로 자카르타 근교에 있는 LCD 공장 부지에 세탁기 공장을 건설 중이다.
공장은 연말 가동 예정이다. 직원들은 세탁기와 TV 모두를 생산할 수 있도록 교육을 받는다.
도시바는 인도네시아에서 LCD TV 출하를 오는 2015년까지 2011년의 2.3배 수준인 연 700만대로 늘릴 계획이다.
올해 안에 월 생산 능력을 30만대에서 50만대로 끌어올릴 방침이지만 건물을 새로 짓지 않고 남는 공간과 세탁기 공장을 활용키로 한 것이다.
도시바는 이를 통해 TV를 증산하는데 드는 비용을 10억엔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TV 부문의 만성적자로 고전하는 소니도 생산라인 다중화에 참여했다.
소니는 4월부터 TV와 비디오 카메라를 생산하는 일본 7개 공장의 운영을 자회사 소니 EMCS로 통합했다.
지금까지 3개 조직으로 분산했던 소니 EMCS의 관리 기능을 정리해 공장 간 제휴를 강화한 것이다.
이를 통해 개별 품목의 수급 변동에 맞게 효율적인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캐논은 지난해 중국 광둥성의 소형 디지털 카메라 공장에서 비디오 카메라도 생산하고 있다.
일본 핵심 생산기지인 오이타캐논에서 도입한 디지털 카메라와 비디오 카메라의 혼합 생산 방식을 옮겨온 것이다.
캐논은 2015년까지 일본 2개 공장에서 디지털 카메라와 교환 렌즈 일부를 로봇이 생산하는 시스템으로 전환할 예정이다.
그 때까지 혼합 생산 시스템을 해외로 확대, 직원들에게 다양한 생산 기술을 가르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