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출전 준비를 위해 다른 교통수단을 마다 않고, 두 다리로 뛰어서 집과 회사를 오가는 노력도 즐기는 편이다. 회사에서도 사내 마라톤 동호회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건강하고 즐거운 회사 분위기 조성에 나름 노력하고 있다. 늦봄의 칼바람, 추적추적 내리는 비, 뜨거운 뙤약볕 아래서도 나는 달린다. 달리기는 그 자체로 즐거운 일이니까.
사실 내가 마라톤을 즐기는 이유는 건강을 위해서다. 처음에는 개인적으로 갖고 있던 작은 병을 이기기 위해 운동을 시작했다. 마침 언론에서도 간단한 조깅에서 시작한 달리기로 새 삶을 찾았다는 이들의 이야기가 많이 전해지면서 나도 달리기에 강한 열의를 느끼게 됐다.
어렸을 때부터 운동을 좋아했고, 남들보다 체력에서는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자신 있게 달리기를 시작했다. 그러나 실제로 뛰어보니 마라톤은 역시 장난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내 스스로 선택한 코스를 무사히 완주하기 위해 내가 선택한 길은 연습이었다. 틈이 날 때마다 달리고 또 달리며 노력했다. 달리기를 위해서 음식을 조절하는 노력도 마다 하지 않았다.
연습을 꾸준히 해보니 달리기 실력이 늘었다. 역시 연습은 성공의 어머니였다. 훗날 열린 마라톤 레이스에서도 무사히 코스를 완주했다.
마라톤을 꾸준히 연습하며 느낀 점이 있다. 스스로 땀을 흘리며 노력하는 이에게 언젠가는 복이 찾아온다는 인생의 진리다. 만약 연습 없이 마라톤에 임했다면 과연 내가 좋은 기록으로 레이스를 마쳤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인생은 노력하는 자의 것이라고들 말한다. 나는 마라톤이라는 ‘움직이는 공부’를 통해 그 순수한 진리를 깨달았다.
마라톤을 즐기는 또 한 가지 이유가 있다. 자연과 벗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요즘 사람들은 걷는 것과 별로 친하지 않다. 자동차와 지하철, 자전거 등 편리한 이동수단 덕분이다. 나도 다른 이들과 비슷한 사람이기에 걸어가는 것보다는 이동수단을 활용해 어디론가 떠나는 것이 솔직히 편하다.
하지만 두 다리를 바퀴 삼아 꾸준히 뛰다 보니 눈이 넓어지고 마음이 편해졌다. 마라톤이 열리는 코스는 대부분 그 지역에서도 수려한 풍광을 자랑하는 곳이 많다. 뛰면서 그동안 보지 못했던 나무, 풀, 바다, 강을 눈과 마음에 모두 담을 수 있다. 지하철 전동차와 차 안에서는 얻지 못하는 느낌이다.
춘천에서 열린 마라톤을 뛰던 날, 정말 그림 같은 코스를 달린 기억이 난다. 비록 몸은 힘들고 괴로웠지만 춘천의 아름다운 풍경을 보며 마음 한 편으로 즐거웠던 기억이 난다. 그 맛에 마라톤을 뛴다는 생각도 들었다.
마라톤을 뛰고 싶은 이들, 혹은 마라톤을 기피하는 이들에게 말하고 싶다. 오늘 달리면 내일은 더 건강해지고, 마음이 넓어질 수 있다. 오늘이라도 근처 한적한 산책길을 달려보자. 몸은 힘들지만, 마음 한 구석에서 생겨나는 쾌감을 맛보게 될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