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의 자발적 유로존 탈퇴 우려는 전무한 반면 중·장기적 관점에서는 유로존 국가들이 정치적인 이유로 그리스에 유로존 탈퇴를 종용할 가능성은 있다는 분석이 제시됐다. 그리스의 유로존 잔류가 자칫 경제규모가 큰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이탈로 이어져 유로존 자체가 붕괴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신한금융투자는 22일 한국거래소에서 가진 ‘그리스 시나리오와 유로존의 미래’에 대한 기자 간담회에서 유로존 탈퇴 후 그리스의 경제·정치·제도적인 상황을 가정했을 때, 그리스 내부에서 유로존 탈퇴를 결정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고 밝혔다. 주변국 역시 유럽안정기구(ESM) 등 취약한 방어벽과 연쇄적인 재정부실 도미노 가능성 등 경제적인 리스크가 커 탈퇴를 압박하기엔 무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현 시점에서는 그리스와 주변국들간 소통과 조율이 우선될 것”이라며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그리스의 부실이 스페인과 이탈리아 등 경제대국으로 전염되지 않도록 하기위해 정치적 판단이 개입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그는 “하지만 이번 그리스 사태가 근시안적인 해법이 아닌 유로존의 10~20년을 방어할 수 있는 근본적인 시스템 재구축에 대한 필요성을 자극했다”며 “공동보증의 규모와 한계를 설정한 기초적인 유로본드 도입 방안 등을 기대할 수 있는 시점”이라고 판단했다.
그리스를 중심으로 한 유럽발 악재로 변동성이 커진 국내 주식시장을 놓고는 1700P선을 마지노선으로 1850P선 하단까지 상승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한 연구원은 “2008년 리먼브러더스 파산과 지난해 미국 신용등급 강등으로 인한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 증시는 여러번 저점을 확인하는 과정을 거쳤다”며 “향후 변동성 장세 속에서도 지수는 회복 추세를 보일 것”이라면서 “삼성전자와 현대차 등 최근 많이 빠진 종목에 대한 가격 메리트는 충분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