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과 팀 쿡 애플 CEO의 특허전 종결을 위한 담판이 별다른 소득 없이 끝났다. 이로써 1년을 넘게 끌어온 양 사의 특허전은 다시 확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24일 “(최지성 부회장과 팀 쿡 CEO의 협상과 관련)별도로 발표할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업계는 양사가 비밀 협약을 했다기 보다 언급할 만한 성과가 전혀 없었다는 데 무게를 싣고 있다. 삼성전자는 3G 통신 기술 분야에서, 애플은 디자인 관련 분야에서 서로에게 고액의 로열티를 요구했을 가능성이 크다.
지난 23일(한국시각) 공개된 샌스란시스코 연방법원 기록에 따르면 최지성 부회장과 팀 쿡 CEO는 조지프 스페로 판사의 중재로 21일 9시간 동안 만났으며 그 다음날에도 7시간 만나 마라톤 협상을 벌였다.
이와 관련 지적재산권 전문가인 플로리안 뮐러는 “법원의 공시에 따르면 이틀간 협상을 한 것으로 나와있지만 추후 협상기일은 적시돼 있지 않은 것으로 볼 때 단시일 내에 추가협상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업계는 양 사가 자발적이 아닌 법원의 요구로 협상을 진행했기 때문에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전은 이해관계와 자존심 등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7월 미국에서 시작될 본안 소송을 앞두고 법원의 협상 명령을 어길 경우 재판에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 있어 마지못해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는 것.
특허전 종결을 위한 히든카드였던 양 사 CEO간 회동이 소득없이 끝나면서 삼성전자와 애플의 소송전은 장기전이 될 가능성이 커졌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현재 9개 국가에서 30여건의 소송전을 벌이고 있으나 양측 모두 승리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올 들어 독일에서 4건의 본안 소송 판결이 이뤄졌고 모두 기각됐다. 오는 7월 30일에는 미국 캘리포니아 북부지방법원에서 본안 소송이 진행된다. 한국, 일본, 이탈리아에서는 양측의 소송과 관련한 본안심리가 진행 중이다.
한편 애플의 공동창업자 스티브 워즈니악은 지난 23일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2 이노비즈 글로벌 포럼’에 참석해 “삼성전자와 애플 모두가 돈이 많은 회사라 특허 소송을 계속 진행할 것”이라면서 “특허 분쟁이 너무 남용되고 있다”고 우려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