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여자보다 더 예쁜 남자' 김다현을 만나다

입력 2012-05-25 12:13 수정 2012-05-25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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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하면서 강한, 여성은 신비로운 존재"

▲김다현은 '잘 생긴 외모가 배우 생활에 득이 되냐'는 질문에 "다양한 캐릭터를 통해 멋진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선 분명 장점이 되는 것 같다"고 웃었다.(사진=고이란 기자)
연극열전4의 두 번째 작품으로 무대에 오른 ‘엠.버터플라이(M.butterfly)’가 상반기 공연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세종문화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 중인 ‘엠.버터플라이’는 중극장 공연임에도 불구하고 소극장 이상의 몰입도를 자랑해 입소문이 크다. 객석은 암전이 된 동안에도 숨소리를 낮출만큼 무대와 함께 호흡한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여자보다 더 예쁜 남자, 김다현이 있다. ‘엠.버터플라이’의 송 릴링으로 분한 김다현을 만났다.

배우 김다현의 대표 수식어는 ‘뮤지컬계의 원빈’이다. 조각 같은 외모 때문일까. 대표작 ‘헤드윅’에 이어 ‘엠.버터플라이’ 그리고 차기작 ‘라카지’까지 모두 여장 캐릭터다. 말투부터 손짓 하나까지 송 릴링으로 변해버렸다는 김다현. 그와 ‘여자’이야기를 나눴다.

◇누구보다 강한 존재, 여성

‘엠.버터플라이’의 송 릴링은 20년 동안 남성임을 숨기고 프랑스인 르네 갈리마르와 사랑을 나눈다. 처음에는 연인, 이후에는 그의 아이를 낳은 현지 처(송은 르네의 신뢰를 얻기 위해 임신을 했다는 거짓말을 한다)로 오랜 시간 자신의 정체를 속인다. 송을 통해 변화해가던 순진한 배불뚝이 남자 르네는 결국 자신의 사랑이 남자를 향한 환상이었음을 알고 혼란에 빠진다.

“여성들의 심리는 알다가도 모를 부분이 참 많아요. (약한 것 같은데) 또 누구보다도 강하죠. 작품 속 송이 갈리마르를 유혹해 밑바닥까지 타락시키는 과정에서 여성미가 가장 크게 부각돼요. 샹제(changer·‘변화시키다’라는 뜻의 프랑스어)라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잖아요. 상대를 매료시켜 ‘변화’시켰다는 건 엄청난 힘인 것 같아요.”

송 릴링에 이어 차기작 ‘라카지’에서 맡을 앨빈은 좀 더 진화된 게이 캐릭터다. 앨빈은 게이 남편 조지와의 사이에 스무 살 난 아들을 둔 어머니다. 어머니는 남장여자인 송이 그토록 원했지만 남자여서 될 수 없었던 존재다. 여자가 봐도 ‘어쩜’이라는 탄성을 내지를 만큼 여성스러운 앨빈이지만 아들 앞에서는 강한 모성애를 가지고 있는 어머니다.

“앨빈은 정말 여성적인 부분이 강한 캐릭터예요. 여성스럽고 가녀린, 정말 여자죠. 하지만 남편 조지에게는 아내, 아들 장미셸에게는 어머니잖아요? 전에 맡았던 캐릭터들과 달리 여성스러움 그리고 모성애가 보일 거예요. 어머니들이 모성애는 정말 강하죠. 여성이 아닌 어머니의 힘이에요.”

◇완벽한 여자, 송 릴링

“나는 당신이 나를 숭배해주는 기분에 푹 빠져 다른 사람이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여자라고나 할까요.”(‘엠.버터플라이’ 3막 송 릴링의 대사 中)

3막에서 르네에게 자신의 정체를 드러낸 송 릴링은 어떤 남자보다 카리스마 있는 목소리와 몸짓으로 자신의 남성성을 과시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르네는 송 릴링은 자신이 사랑한 여자, 누구보다 아름다웠던 자신의 버터플라이라는 환상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그토록 르네를 매료시킨 송의 매력이 무엇이었을까. 김다현은 ‘배려’라고 답했다.

“송은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있는 사람이죠.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말하지 않아도 빠르게 알아채고, 받아들이고, 이해해줍니다. 여자 그리고 아내로서 상당한 매력이죠. 송의 그런 매력에 매료된 갈리마르는 점점 환상에 깊이 빠지게 되는 거죠. 실제로 송이 르네를 쥐락펴락하는 에너지는 송의 숨겨져 있는 남성성이 표출되는 부분이라고도 할 수 있어요. 르네는 이조차도 여자로서 송의 매력이라고 생각하지만요.”

송은 르네가 20년 혹은 그 이상을 헤어나지 못했던 마성의 여자다. 그렇다면 그를 연기하는 김다현에게 송은 어떨까. 여성팬들의 말마따나 ‘너무 일찍 결혼해버린’ 남자 김다현은 네 살 난 아들을 둔 품절남이다. 남편 김다현의 시선에서 아내 송 릴링은 어떤 여자인지 물으니 주저않고 “최고”라는 답이 돌아왔다.

“말하지 않아도 해주는 배려에서 오는 감동은 정말 큽니다. 송은 자신이 남자이다보니 여자가 어떻게 하면 남자가 좋아하는지를 잘 알고 있어요. 결혼한 남자들은 상당수는 ‘진정한 나의 사랑은 어디에 있지?’라고 말하거든요. 아마 송은 좋은 아내, 좋은 어머니가 됐을 거예요. 나이가 든 송이 여장을 하다 지쳐서 ‘(여장은) 이제 못하겠다’면서 커밍아웃을 할 수도 있겠지만.(웃음)”

연극열전4 두 번째 ‘엠.버터플라이’는 오는 6월6일까지 서울 종로구 세종예술회관 M씨어터에서 공연한다.

△연극열전4 두 번째 ‘엠.버터플라이(M.butterfly)’는…

1964년 중국 베이징, 프랑스 영사관 직원 르네 갈리마르는 오페라 ‘나비부인’의 여주인공 송 릴링의 도도하고 우아한 자태에 매료된다. 르네는 송과의 만남이 계속 될수록 예전엔 미처 몰랐던 자신의 남성성을 확인한다. 그녀와의 거부할 수 없는 사랑에 빠지게 된 르네. 그러던 어느 날, 르네는 국가 기밀 누설죄라는 중대한 사건의 한 가운데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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