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IT업계의 이목이 집중된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분쟁이 결국 법적 공방으로 마무리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은 25일 애플 CEO 팀 쿡과의 협상을 마치고 귀국하는 길에서 기자들과 만나 “소송과 관련한 사항을 말할 경우 향후 재판에서 불리한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판사의 말이 있어 아무 얘기도 할 수 없다”며 말을 아꼈다.
최지성 부회장과 팀 쿡은 법원의 중재로 지난 21일과 22일 양일에 걸쳐 특허권 협상을 벌였지만 양측의 입장차이만 확인한 채 별다른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전세계의 이목이 집중된만큼 취재진의 눈을 피해 법원이 아닌 비밀장소에서 이례적으로 협상을 벌였지만 법원 기록에 향후 협상에 대한 내용이 명시되지 않은 점을 미뤄 이번 협상에서 별다른 소득이 없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애플의 특허권 분쟁은 오는 7월 시작하는 정식재판을 통해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더욱이 이 소송은 장기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애플의 공동창업자인 스티브 워즈니악도 지난 23일 대전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2 이노비즈 글로벌 포럼’에서 "삼성과 애플 모두 돈이 많은 회사라 특허소송을 계속진행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양사의 특허분쟁이 관심을 모으는 이유는 단순히 특허를 둘러싼 분쟁을 넘어 스마트폰 열풍으로 대변되는 전세계 IT시장의 패권을 누가 쥐느냐가 결정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최대 2억달러(2조2000억원)로 추산되는 천문학적 특허소송비용도 반드시 승소해야 하는 이유 중의 하나이다.
이와 함께 이번 특허분쟁으로 삼성전자는 최대 납품처 중 하나인 애플과의 관계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미 수차례 삼성전자 최고경영진은 “부품납품과 특허소송은 별개 문제”라고 선을 그었지만 양사의 관계가 급격히 악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삼성전자가 올해 애플에 납품할 예정인 부품규모는 최대 110억달러(12조원) 규모로 삼성전자 연간 영업이익의 절반이 넘는다.